李, 安·沈·金 이어 조원진까지 러브콜
다당제 고리 '정치교체' 연대 구상
沈 "양치기 소년 같은 행태" 진정성 의심
尹 "정권교체 치환하려는 선거전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조원진 우리공화당 후보를 향해 민주당의 정치 개혁안에 함께 하자며 러브콜을 보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김동현 새로운물결 후보에 더해 강경 보수로 통하는 조 후보에게 손을 내밀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고립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25일 통화에서 "이 후보가 조 후보에게 먼저 연락을 한 게 맞다"며 "이 후보는 국민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여야, 진보·보수를 가리지 말고 인재를 발탁하겠다는 통합정부 국민내각을 주장해왔고 그 연장선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 후보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에게도 전화를 걸어 '떠나게 만들어 미안하다'는 취지로 사과를 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에 우호적이던 진 전 교수는 조국 사태를 계기로 대여 전선의 선봉에 서서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최근에는 정의당으로 돌아와 심 후보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 후보의 움직임은 윤 후보를 제외한 제3지대 후보들과 연합전선을 구축, '정치교체론'으로 정권교체론을 넘겠다는 시도로 읽힌다. 연대의 고리는 민주당의 정치 개혁안이다. 송영길 대표는 △중대선거구제 △연동형·권역별 비례대표제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 등 다당제 정착을 골자로 한 개혁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날 민주당 의원 119명은 공동 성명문을 내고 "정치개혁을 통해 통합정부, 협치 국회를 만들어 국민통합을 이뤄내는 것이 향후 대한민국의 국운을 가른다는 소명감을 갖고 나서겠다"며 "180석에 이르는 다수당이 정치개혁, 정치교체를 당론으로 채택하게 되면 전혀 새로운 국면이 열리게 된다. 우리는 주저 없이 그 길로 들어설 것"이라고 이 후보의 구상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실제 성사가 되지 않더라도 정권교체론의 압력을 줄이거나 혹여 있을지 모를 야권 단일화 컨벤션을 반감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선대위 관계자는 "윤 후보가 정권교체 여론을 다 흡수하지 못하고 있지 않느냐"며 "대선이 마지막까지 다자대결로 간다면 구도 자체는 이 후보에게 불리하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선거전략에 불과할 뿐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민주당의 정치 개혁안이 안철수 후보의 야권 단일화 철회 입장이 나온 직후 급물살을 탔다는 게 대표적인 이유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연동형 비례제를 도입하고 위성정당을 설립해 스스로 뒤집었던 전례가 있던 것도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날 선관위 주관 대선후보 TV토론에 참석한 심 후보는 "늘 민주당은 개혁과제를 약속하고 나중에 안 될 때에는 국민의힘 때문이라고 한다"며 "의지를 가지고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안 하면서 서로 간 상대방 핑계를 대는 게 양당제"라고 비판했다. "양치기 소년 같은 행태가 계속돼왔기 때문에 말보다는 실천을 보여주면 좋겠다"고도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3선 이상 금지한다는 등 정치쇼에 가까운 제안을 했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지지를 받지 못했다"며 "중요한 개헌 담론이 선거를 불과 열흘 앞두고 전격 제안돼 정권교체라는 거대한 민심 흐름을 정치교체라는 프레임으로 치환하려는 선거전략으로 악용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거 직전 이렇게 한다는 것 자체가 민주당은 실천하지 못하는 정당이라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