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격차 벌어지는 윤석열-이재명
‘노무현-정몽준’ 결렬 이후, 盧로 결집
지난달 26일 ‘윤석열-안철수’ 야권 단일화 결렬 이후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위기감을 느낀 전통 보수층이 결집하는 한편, 정권교체를 원하면서도 마음을 정하지 않았던 부동층의 움직임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얼미터가 뉴시스 의뢰로 실시한(지난달 28일~이달 1일) 여론조사에서 ‘이번 대선에 출마하는 후보 중 누구에게 투표하겠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6.3%는 윤 후보를, 43.1%는 이 후보를 선택했다.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는 3.2%p로 오차범위(±3.1%포인트) 내였다. 한 달 전 같은 조사 대비 윤 후보는 3.0%p, 이 후보는 1.3%p 상승했다. 당시 두 후보 간 격차는 1.5%p였는데 이번에 격차가 다소 커졌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칸타코리아가 서울경제 의뢰로 실시한(지난달 27일~이달 1일) ‘대선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34.1% 윤 후보가 44.1%의 지지율을 얻었다. 지난달 23~24일 같은 기관이 조선일보 의뢰로 한 조사 대비(李 34.9%, 尹 36.5%) 격차는 1.6%p에서 10%p까지 벌어졌다.
윤 후보 지지율 상승세는 단일화 결렬 이후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이 결집했다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아울러 아직 ‘누구에게 투표할지’ 마음을 정하지 않은 유권자들의 표심이 드러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역대 대선에서 최종 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사후 여론조사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약 30%가 선거일 기준 한 달 이내, 15%가 보름 이내, 7%가 선거 당일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윤 후보 지지율 상승세를 볼 때 지난달 27일 단일화 결렬 기자회견 이후, 아직 마음을 정하지 않았던 유권자들의 표심이 모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결렬 이후 노무현으로 표가 몰렸던 현상과 비슷한 양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선거당일이나 사전투표 때 윤석열-이재명 양강 후보의 지지자들이 얼마나 많이 투표장에 나올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도 야권 단일화 결렬은 윤 후보에게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윤 실장은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단일화 결렬 후 윤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유불리’에 대해 “안 후보한테는 안 좋지만, 윤 후보한테는 조금 중립적인데 그래도 약간 좋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시 보수층이 결집 하고 있다”며 “중립적인 사람들 중에서도 (단일화 결렬) 잘잘못을 떠나 될 쪽을 밀어줘야하는 밴드왜건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에서도 단일화 결렬 이후 정권교체를 원하는 사람들의 선호가 확실해졌다고 분석한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사표 방지 심리와 더불어 보수결집 효과가 강해지고 있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러 나왔다’ 발언이 오히려 보수층을 단단하게 묶지 않았느냐”며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다만 안 후보가 가지고 있는 중도표가 분산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상철 경기대 교수는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보수층 결집은 이미 3주 전부터 최고치”라며 “안 후보 중도표는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이재명-윤석열-안철수로 삼분하는 양상을 띌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