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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자산운용 코인투자 상품 초읽기...금투업계 물밑 움직임


입력 2022.03.05 07:00 수정 2022.03.04 17:35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금융업계 최초 가상자산 상품 목표

한화운용 상품화 계획 규제에 막혀

"시장 성장에 제도권이 인정·수용 "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의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가상자산에 대한 금융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KB자산운용이 최근 디지털 자산 상품의 선제적인 출시를 위한 조직을 출범시켰다. 다만 당국의 허가가 필요해 당장의 출시는 어려울 전망이다. 가상자산 사업 규제가 정비되는 대로 관련 운용업계의 상장지수펀드(ETF) 상품화도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최근 디지털 자산시장 확대에 대응해 디지털자산운용 준비위원회를 출범했다. 상품·준법·리스크·전략 등의 9개 부서에서 팀장급 인력이 주축인 태스크포스(TF) 조직으로 국내외 디지털 자산시장 리서치와 관련 상품 출시를 준비한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주요국의 가상자산 도입 속도를 감안해 국내 규제 완화 이후 가장 신속한 상품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고객 대상 가상자산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정기 간행물도 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B자산운용은 가상자산 현·선물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구성된 재간접펀드와 가상자산을 테마로 하는 주식형 펀드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가상화폐 인덱스지수 개발을 통한 펀드 출시와 함께 해외 가상자산을 활용한 원금 보장 추구형 상품 개발에도 나선다.


다른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들도 시장 모니터링을 하면서 가상자산 관련 투자 상품을 개발 중이다. 그러나 가상자산에 대한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구체적인 상품화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자산운용업계 중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계열사를 통해 가상자산 투자상품을 출시했을 뿐이다. 지난해 4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캐나다 자회사 호라이즌스 ETFs는 토론토증권거래소(TSX)에 비트코인 ETF와 비트코인 인버스 ETF를 상장했다.


한화자산운용의 경우 지난 2020년부터 운용업계 최초로 자체 디지털자산팀을 구성하는 등 가상자산 부문에서 발 빠르게 대응해왔다. 지난해에는 펀드를 직접 판매하는 애플리케이션 ‘파인’을 출시하면서 디지털 자산 투자 펀드도 함께 선보일 계획이었지만 시장의 규제 환경을 고려해 상품화로 이어지진 못했다. 다만 싱가포르 가상자산거래소 아이스탁스에 투자하고 디지털 자산 리서치를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등 꾸준한 관심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는 자사 유튜브 채널에서 관련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전 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 추이 ⓒIBK투자증권

이미 해외 금융사들은 디지털 자산 시장에 진출해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가상자산 상품을 운용 중인 그레이스케일의 운용 자산은 약 12조원을 넘어섰고 피델리티자산운용은 캐나다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출시했다. 싱가포르 최대 은행인 DBS그룹홀딩스는 아시아 금융기관 최초로 가상자산거래소를 설립했다. 국내 은행권과 증권사에서도 가상자산 수탁사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는 추세다.


글로벌 가상자산의 전체 시가총액은 2021년 말 기준 약 2657조원으로 2020년 1분기 말 대비 9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내 10대 암호화폐 거래소 거래량은 약 3조9000억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놓고 서방과 갈등이 이어지면서 조정을 받았지만 장기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상자산은 전통자산과 구분되는 위치를 찾아가고 있다”면서 “이러한 성장은 기관을 비롯한 제도권이 가상자산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변화를 만들어 냈고, 이를 넘어 제도권은 가상자산과 관련된 사업을 시작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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