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인문, 사회,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전하는 일명 ‘지식튜브’(지식과 유튜브의 합성어)가 유튜브 콘텐츠 인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좀 더 쉽게 배움을 얻고자 하는 시청자들이 늘어나면서, 각 방송사들도 다수의 교양프로그램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식 전문 채널을 개설하는가 하면, 유료 구독으로 가능성을 넓히기도 한다. ‘지식 나눔’이라는 선한 영향력까지 발휘하면서 방송사 구독 서비스의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경제, 시사,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지식 크리에이터들이 유튜브상에서 강세를 보였다. 유튜브가 발표한 ‘2021년 국내 최고 인기 크리에이터TOP10’에 따르면 채널 ‘슈카월드’를 통해 경제 및 시사에 관한 이야기를 전달 중인 펀드 매니저 출신 크리에이터 슈카가 4위를 차지했다. 이 외에도 1분 안에 다양한 상식, 지식을 전하는 ‘1분 미만’은 7위, 문화부터 경제, 정치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다루는 ‘지식한입’은 9위를 기록했다.
TV 또는 포털사이트 등이 아닌, 유튜브를 통해 정보와 지식을 얻는 시청자들이 늘어나면서 ‘지식튜브’의 중요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영상을 통해 전문 분야의 지식을 한층 쉽고 즐겁게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은 물론, 겨냥 타깃층이 명확하다는 것이 시청자들의 선택을 이끄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방송사들도 이 흐름을 적극적으로 활용 중이다. 특히 그간 유튜브 등의 콘텐츠와는 달리, 다양한 시사, 교양 프로그램을 통해 깊이 있는 정보, 지식들을 전달하던 TV 플랫폼만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빠르게 자신들의 강점을 보여주기도 한다.
tvN의 대표 교양프로그램 ‘어쩌다 어른’, ‘책 읽어 드립니다’의 제작진들은 현재 유튜브 채널 ‘사피엔스 스튜디오’를 통해 새로운 지식, 정보들을 제공 중이다. ‘벌거벗은 세계사’ 등 교양프로그램들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역사 읽어드립니다’와 ‘물리 읽어드립니다’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역사와 물리를 한층 쉽게 풀어내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TV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던 전문가를 활용해 세계관을 잇기도 하는 등 자신들이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며 빠르게 신뢰도를 높였다. 론칭 1년 여 만에 빠르게 구독자 100만을 돌파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JTBC는 ‘차이나는 클라스’의 유튜브 독립 채널을 열며 외연 확장에 나섰다. JTBC의 설명에 따르면 해당 채널은 다년간 쌓아온 기존 방송분들을 보다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카테고리별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차이나는 조선의 왕들’, ‘차이나는 차이나’, ‘차이나는 전쟁사’ 등 특정 주제를 바탕으로 하는 20~30분 내외 요약형 콘텐츠도 준비 중이다. 재테크와 커리어 등 생활 밀착형 정보를 소개하는 등 콘텐츠 범위도 확장한다. 오리지널 콘텐츠 ‘차이나는 지식뚱’도 함께 론칭, 코미디언 김민경의 지식 성장기를 통해 다양한 정보들을 어렵지 않게 전달하고 있다.
EBS는 유료 구독 서비스를 통해 가능성을 한층 넓히고 있다. 지난해 오디오 지식 교양 콘텐츠를 모아들을 수 있는 구독 서비스 ‘오디오e지식’을 선보였던 EBS는 최근 세계 석학들의 강연을 담는 프로그램 ‘위대한 수업’을 해외에서 볼 수 있는 글로벌 지식 콘텐츠 플랫폼 ‘더그레이트마인즈닷컴’을 론칭했다. 영어, 한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국어, 일본어 등 6개 다국어 서비스와 함께 석학들의 강의 영상을 제공한다.
기존 OTT들과 달리, 질적으로 우수한 지식 콘텐츠를 선보이며 글로벌 지식 강연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목적이다. 아직 성공 여부를 가늠할 단계는 아니지만, 추후 일부 개발도상국에는 콘텐츠를 무료로 공개하며 ‘지식 나눔’을 실천하는 등 선한 영향력을 보여줄 계획이다. ‘위대한 수업’의 김형준 PD는 “이러한 서비스를 선보이는 목표 중 하나는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접할 수 없었던 나라들에도 콘텐츠를 전달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EBS가 목표하는 바가 지식을 한국 내에서 서로 잘 나누자는 것이었다면, 그것을 키워서 전 세계에 지식을 서로 나누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