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벤투호, 카타르월드컵 조추첨에서 3번 포트 배정
2번 포트에 있는 '월드컵 천적' 멕시코 향방에도 촉각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FIFA랭킹 29위)이 3번 포트에 배정돼 '2022 카타르월드컵' 조추첨(2일 오전 1시 카타르 도하)을 기다리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달 31일 FIFA가 공식 발표한 3월 랭킹에서 1519.54점을 받아 2월과 동일한 29위에 자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세네갈(20위), 이란(21위), 일본(23위), 모로코(24위), 세르비아(25위), 폴란드(26위), 튀니지(35위) 등과 '2022 카타르월드컵' 조추첨에서 3번 포트에 속했다. 3번 포트의 한국은 조추첨을 통해 1·2·4번 포트에 포함된 국가들과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맞붙는다.
1번 포트에는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51위)를 비롯해 피파랭킹 1~8위(6위 이탈리아 제외)에 위치한 브라질, 벨기에, 프랑스,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스페인, 포르투갈 등이 있다. 2번 포트에는 멕시코(9위), 네덜란드(10위), 덴마크(11위), 독일(12위), 우루과이(13위), 스위스(14위), 미국(15위), 크로아티아(16위) 등이 포함됐다.
4번 포트에는 한국보다 피파랭킹이 낮은 팀들이 자리한다. 카메룬(37위), 캐나다(38위) 사우디아라비아(49위) 등이 포함됐다. 대륙 간 플레이오프 승자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플레이오프를 마치지 못한 유럽 국가들 중 최종 승자도 4번 포트에 포함된다.
어떤 팀과 같은 조에 묶이느냐에 따라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은 요동칠 수 있다. 최정상급 전력을 자랑하는 강팀들이 몰려있는 1번 포트팀과의 대결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2번 포트와 4번 포트 팀과의 경기에서는 최대한 승점을 확보해야 16강을 바라볼 수 있다.
2번 포트에 있는 독일, 네덜란드와 한 조에 속한다면 ‘죽음의 조’에 빠질 수 있다. 사실상 1번 포트에 있는 팀과의 전력 차이가 크지 않은 팀들이다. 이에 못지않게 찝찝한 상대가 또 있다. 정말 피하고 싶은 팀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에서는 ‘월드컵 천적’으로 불리는 멕시코다(상대전적 4승2무8패).
한국은 월드컵에서 멕시코를 상대로 두 번 싸워 두 번 모두 졌다. 1990 이탈리아월드컵, 2010 남아공월드컵 때 한국에 패배를 안긴 우루과이도 까다로운 상대지만, 멕시코와의 경기는 늘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쉽게 말해 기분 나쁜 승부다.
1998 프랑스월드컵과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멕시코에 패했다.
차범근 감독이 이끌었던 프랑스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은 전반 27분 하석주의 왼발 프리킥 선제골로 앞섰지만, 하석주가 3분 뒤 백태클로 퇴장을 당한 뒤 내리 3골을 얻어맞았다. 멕시코 대표팀의 스타 플레이어였던 블랑코가 양발 사이에 공을 끼우고 '개구리 점프'로 수비진을 괴롭혔던 것은 여전히 굴욕적인 장면으로 남아있다. 하석주는 천당과 지옥을 오갔고, 1-3 역전패 당한 대표팀은 멕시코전 충격 여파로 조별리그를 망쳤다.
러시아월드컵에서도 조별리그 2차전에서 멕시코를 만나 1-2로 졌다. 전반 26분 카를로스 벨라에게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내줬고, 후반 21분 치차리토에게 추가골을 허용했다. 1차전 스웨덴에 페널티킥 결승골을 내주고 패한 대표팀은 멕시코전에서도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대표팀의 대회 첫 골을 터뜨렸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멕시코전 패배로 신태용호는 F조 최하위로 내려앉았고, 최종전에서 독일을 상대해야 하는 벼랑 끝 상황으로 내몰렸다.
월드컵에 참가하는 A대표팀은 아니지만 지난해 도쿄올림픽 남자 축구 8강에서도 멕시코에 3-6 참패, 메달을 열망했던 김학범호는 분루를 삼킨 찝찝한 기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