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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배출권, 러-우크라 전쟁 지속에 35%↓…ETF수익률 '뚝뚝'


입력 2022.04.05 05:00 수정 2022.04.04 19:58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UA, 전쟁 이후 한때 57.22 유로

EU '기후 규제' 변화 가능성 대두

ⓒ게티이미지

천정부지로 치솟던 탄소배출권 가격이 올해 들어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으로 유럽 내 에너지 대란 우려가 확대하고 있는 영향이다. 지난해 상장 이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던 탄소배출권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의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는 최근 한 달(3월2일~4월1일) 수익률이 -11.93%를 기록했다. 3개월(-3.04%) 수익률 보다도 성적이 저조하다.


이 종목은 지난해 9월 상장한 이래 그동안 우수한 수익률로 시장의 주목을 받아왔다. 6개월 수익률(23.52%)과 비교하면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 외에도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은 최근 한달 -11.88%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와 'SOL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합성)'도 같은 기간 각각 -7.57%, -7.31% 수익률을 거뒀다.


EUA 선물 최근 6개월 가격 변동 추이. ⓒ마켓워치

이는 국내에 상장된 탄소배출권ETF가 추종하는 유럽 탄소배출권 등의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영향이다. 지난 1일(현지시간) EU배출시스템(ETS)에서 유럽 탄소배출권(EUA) 선물 5월물 가격은 t당 77.60 유로로 마감했다. 연초 84.80 유로에 거래되던 것과 비교해 8.49% 내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직격탄을 맞은 영향으로 해석된다. 3월 들어 탄소배출권 가격의 낙폭이 컸기 때문이다. EUA는 전쟁 반발 전인 2월7일만 해도 t당 95.44 유로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런데 정확히 한 달 뒤 3월7일에는 57.22 유로까지 떨어졌다.


국내 탄소배출권의 변동성은 이보다 더 컸다. 지난 1일 한국거래소 배출권시장에서 21년물 탄소배출권(KAU21)은 2만2800원에 마감했다. 연초(3만5100원)와 비교해 35%나 떨어진 가격이다.


박기현 SK증권 연구원은 "온난한 기후에 따른 난방수요 감소와 신재생에너지 발전 호조, 전쟁 발발에 따른 경기 둔화 가능성이 배출권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KAU가격 하락에 대해선 "공급 과잉이 우려됨에 따라 꾸준히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당장 중단 되더라도 향후 탄소배출권 가격 변동성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반발 이후 유럽 내 기후 정책이 바뀌고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유럽 내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해지면서 대체안으로 화석연료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 호주 등 일부 국가들에서는 탄소중립 달성 계획을 일시적으로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화석연료 재확보 수순을 보이는 일부 국가들에 대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강대승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당분간 배출권 가격의 향방은 전쟁의 장기화와 EU의 기후 규제 변화 여부가 주요 동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전쟁 장기화로 인해 EU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며 EU가 기후 규제에 기존보다 완화적인 스탠스를 보인다면 배출권 가격 변동성이 추가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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