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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보험료 내린다는데…생계형 운전자는 외면


입력 2022.04.11 11:22 수정 2022.04.11 15:55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개인용·업무용 내리고 영업용 인상

택배·배송기사 등 취약계층 부담↑

11일부터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의 개인용 자동차보험료가 인하된다.ⓒ연합뉴스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개인용, 업무용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하고, 영업용 자동차 보험료는 인상한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직장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택배, 배송업으로 들어오면서 생계형 운전자들이 늘어난 터라 영업용만 인상한 것은 이들을 외면한 조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손해보험 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이날 책임 개시 계약부터 개인용과 업무용 자동차 보험료를 모두 1.2% 내리고. 영업용은 3%가량 올린다. 개인용은 일반 자가용, 업무용은 회사 등 법인차량, 영업용은 택시나, 화물 차량, 택배 배달 차량을 의미한다.


KB손해보험도 이날부터 개인용과 업무용 자동차 보험료를 각각 1.4%와 0.3% 내린다. 영업용은 이달 말께 4% 정도 높일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해상은 개인용과 업무용 자동차 보험료를 13일부터 각각 1.2%와 0.8% 인하하고 영업용은 3% 인상한다. DB손해보험은 16일부터 개인용과 업무용 자동차 보험료를 각각 1.3%와 0.8% 내리고 영업용은 2.1% 올린다. 메리츠화재는 21일부터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1.3% 낮출 예정이다.


손보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차량 운행량이 줄고 사고가 감소함에 따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효과를 고객과 나누고자 보험료 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누적 적자 및 정비요금 등 보험원가 상승 요인이 지속되면서 그동안 보험료 조정에 신중했으나 대다수 국민이 코로나19 사태로 힘들어하는 상황을 고려해 손해율 개선 부분을 보험료에 반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일터에서 밀려난 이들이 구직 장벽이 낮은 택배, 배달 시장으로 유입되면서 택배기사 등이 크게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영업용 자동차 보험료만 인상한 것은 취약계층을 외면하는 방침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택배기사, 배달라이더 등 운수창고업 취업자수는 지난달 166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13만5000명(8.8%) 증가했다. 이들은 7개월째 10만명 이상 늘고 있다.


택배, 화물기사 등만 추려봐도 관련 종사자들이 코로나19 이전보다 크게 늘었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0년 운수업조사(잠정)'에 따르면 화물차, 택배, 늘찬배달(퀵서비스) 등 도로화물 종사자는 60만7625명으로 전년보다 5만7541명 늘었다.


반면 코로나19 충격을 받은 자영업자나 종업원 수는 계속 줄었다. 지난해 전국 연평균 자영업자 수는 551만3000명으로, 전년 보다 1만8000명가량 줄었다. 도매 및 소매업, 숙박 및 음식업은 코로나19 사태가 처음 닥친 2020년부터 감소 흐름이다. 급증한 택배, 배송 기사들 중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가게를 접은 자영업자들이나 직장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섞여 있다는 얘기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택배 배달은 특별한 전문성이 요구되지 않기 때문에 코로나19 이후 많은 이들이 택배업으로 몰려왔다"며 "자동차 보험료를 기사들이 다 부담하는 구조이다 보니 보험료 인상 부담이 기사들에게 넘어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손해율에 따라 자연스럽게 결정됐다는 입장이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보험료는 손해율을 바탕으로 보험료 조정이 되는데, 코로나19 이후 택배 운송이 늘면서 영업용 차량 손해율이 자연스럽게 올라갔고 이게 보험료에 반영됐다"며 "기사 분들이 안전 운전에 주의해 손해율이 내려가면 보험료도 인하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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