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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가격인상에 ‘술렁’…“불가피한 선택 vs. 소비자 부담 ”


입력 2022.04.26 06:52 수정 2022.04.25 15:31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BBQ, 내달 2일부터 전메뉴 2000원 인상

교촌·bhc 지난해 각각 11월, 12월 상향 조정

원부자재 인상과 가맹점 수익성 반영 등 불가피

소비자 부담 전가 지적도…"배달비 포함 3만원 시대"

BBQ치킨과 수제맥주ⓒ제너시스 BBQ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빅3’(교촌, bhc, BBQ) 업체가 치킨 가격을 나란히 상향 조정하면서 연일 술렁이고 있다. 업체들은 원재료 값 급등 등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항변하고 있다.


지난 22일 치킨 프랜차이즈 제너시스 BBQ는 다음 달 2일부터 제품 가격을 2000원 올린다고 밝혔다.


치킨 3사 중 마지막까지 가격 인상을 보류했던 BBQ도 결국 백기를 들었다. 지난해 교촌, bhc에 이어 뒤늦게 BBQ까지 가격을 인상 하면서 소시자들 사이에서는 ‘치킨 3만원 시대’(배달비 포함)가 열렸다는 푸념이 들린다.


치킨업계는 가맹점 수익성 개선을 위해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원부재료 가격이 줄줄이 오른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물류비와 인건비 부담까지 가중된 영향이 컸다. 배달앱 중개 수수료 및 배달비 부담도 치킨 가격 인상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부재료의 가격 인상도 영향을 미쳤다. 수입 비중이 큰 밀가루와 식용유 가격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후 연일 급등하고 있다. 이 두 나라는 전 세계 해바라기유 수출의 약 75%를 담당하고 있다. 양념소스, 무, 포장용기 등 거의 모든 원부재료 가격도 널뛰었다.


업계는 버틸 만큼 버텼으나 역부족이었다고 하소연 한다. 그간 제품 가격을 올리지 않고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안간 힘을 써왔다는 것이다. 치킨 가맹점이 포화 상태에 다다르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주 메뉴와 함께 주문할 수 있는 사이드 메뉴 판매를 늘려 수익을 높이고자 노력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치킨업계에서 사이드 메뉴 개발과 신사업 진출 등의 행보가 이어져온 이유는 결국 가맹점 수익성 개선에 방점이 있다”며 “치킨가격은 그대로인데 최근 배달 수수료부터 각종 물가인상까지 이어지면서 가맹점주의 이윤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교촌치킨 망원2동점ⓒ교촌치킨

하지만 일각에서는 지난해 치킨업체들이 일제히 역대급 실적을 올린 것을 고려할 때 소비자들에게 비용 상승을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치킨업계 ‘빅3’는 지난해 매출 합산액이 1조3000억원을 돌파하며 각 사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는 2020년(1조1826억원)보다 12.7%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여파로 배달 음식을 찾은 소비자가 급증하면서 포장·배달이 많은 업종의 실적 개선이 뚜렷했다.


한 소비자는 직장인 커뮤니티를 통해 “매번 원재료 값 인상을 핑계로 가격 인상을 하지만 한 번 올린 가격은 원재료 값이 하락해도 절대 내리지 않는다”며 “저가 브랜드로 치면 두 마리를 사먹고도 남는 가격인데 매번 우는 소리가 듣기싫어 불매로 답하려고 한다”고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치킨 먹을 바엔 돼지고기 사먹겠다”, “유통 마진이나 줄여라”, “만만한 게 소비자냐”, “대체제는 얼마든지 많다”, “배달료까지 3만원 이면 2인 가족 외식비다” 등의 부정적 반응이 잇따랐다.


허니콤보 ⓒ교촌교촌치킨

하지만 치킨업계는억울함과 불안함을 호소하고 있다. ‘팬데믹 배달 특수’가 막바지에 이른데다 각종 원재료 값이 줄줄이 오르고 있어서다. 본사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크게 증가했다.


인터넷 자영업자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만 살펴 봐도 업계 입장이 뚜렷하게 반영돼 있다. 관련 종사자들은 “치킨장사는 진짜 남는 거 없다”, “예전엔 수익률이 25%였다면, 지금은 10%도 안된다”, “팔아봐야 거의 무료봉사 수준이다” 등의 토로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최근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포트폴리오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존 치킨 가맹점이 포화 상태에 다다르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수익성도 떨어져 새로운 수익원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해외 공략을 강화하고 외식 기업을 인수 합병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교촌은 연내 하와이 호놀룰루 지역에 1호점을 열고, 미국 내 가맹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미국과 중국, UAE 등 총 6개 국가에서 7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BBQ도 미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북미 지역 매장 수는 250여 개에 달한다.


사업도 다각화에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bhc그룹은 아웃백을 인수한 데 이어 버거 프랜차이즈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hc그룹의 약점으로 꼽혀 온 ‘치킨사업 편중’ 현상을 완화함과 동시에 외형·질적성장을 이끌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조정은 수 년간 누적된 인건비 상승 및 각종 수수료 부담에 최근 전방위적 물가 상승까지 더해지며 가맹점 수익성 개선이 절박한 상황에서 이뤄졌다”며 “해외사업 확대 및 신사업 다각화는 기업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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