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전략무기 구분해 공개
SLBM, 기존보다 더 길어져
미니 SLBM 탄두부 '뾰족'해져
화성-15·17형도 등장
북한이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을 기념한 열병식을 개최하며 전술·전략 무기를 구분해 공개했다.
특히 기존에 공개했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외관이 다른 '신형'을 공개한 것으로 보여 향후 관련 도발 가능성이 주목된다.
26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인민군 창건 90주년 열병식이 개최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번 열병식에 "높은 기동력과 섬멸적인 타격력으로 적들이 손 쓸 새 없이 침략전쟁 장비들을 초기에 풍비박산 낼" △전술미사일 종대와 "하늘과 땅, 바다, 우주의 그 어느 공간에서 그 어떤 전쟁방식에도 능히 대응해줄 수 있고 적을 단호히 제압·분쇄할 수 있는" △전략미사일 종대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우선 전술미사일 종대와 관련해선 "작전지대 안의 주요 타격 대상들을 사정권 안에 두고 임의의 순간에 선제적인 연속타격으로 초토화할 수 있는 세상에 없는 조선의 절대병기의 하나인 초대형방사포 종대가 위엄 있게 전진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북한이 최근 각종 전술미사일에 '변칙 기동' 기술을 접목하고 연속발사 능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소형 전술핵 개발 의지까지 밝히고 있어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신문은 전략미사일 종대와 관련해선 "지난 3월 24일 주체 조선의 절대적 힘, 공화국의 전략적 지위를 온 세상에 과시하며 만리대공으로 치솟아 오른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의 어마어마한 모습을 가까이하는 온 광장이 삽시에 환희와 격정의 도가니로 화하였다"고 밝혔다.
신문이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공개된 사진을 살펴보면 화성-15형, 극초음속미사일 등 최근에 시험발사한 무기체계도 대거 등장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기존 SLBM과 외형이 다른, 신형으로 추정되는 SLBM이 새롭게 등장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차량에 실려 있는 모습을 기준으로, 신형 추정 SLBM은 지난해 1월 제8차 노동당대회에 등장했던 SLBM보다 더 길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10월 국방발전전람회에서 공개됐던 미니 SLBM 역시 탄두부가 더 날렵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김 위원장은 열병식 공개연설을 통해 북한의 핵독트린를 공개적으로 천명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조성된 정세는 공화국 무력의 현대성과 군사기술적 강세를 항구적으로 확고히 담보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조치들을 강구할 것을 재촉하고 있다"며 "우리 국가가 보유한 핵무력을 최대의 급속한 속도로 더욱 강화발전 시키기 위한 조치들을 계속 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핵무력의 기본사명은 전쟁 억제에 있다"면서도 "이 땅에서 우리가 결코 바라지 않는 상황이 조성되는 경우에까지 우리의 핵이 전쟁 방지라는 하나의 사명에만 속박되어 있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근본 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우리 핵무력은 의외의 자기의 둘째가는 사명을 결단코 결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공화국의 핵무력은 언제든지 자기의 책임적인 사명과 특유의 억제력을 가동할 수 있게 철저히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핵무기의 전쟁억제력을 강조해온 기존 입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국가 근본 이익이 침해받을 경우' 핵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며 '문턱'을 낮춘 셈이다.
무엇보다 북한의 '근본 이익'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음으로써 핵무력 사용의 운신 폭을 최대한 확보하려 했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