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플랫폼, 인플레 영향 불가피
"K-콘텐츠 관련주, 先수혜 기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토종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육성 방안을 내놓으며 관련 업종의 성장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기업들의 주가가 연일 폭락하고 있던 참에 나온 발표로 국내 OTT 관련주의 주가가 탄력을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인수위는 향후 미디어설치위원회를 설치하고, 대규모 민·관 합동 'K-OTT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는 토종 OTT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에서 나온 방안이다.
인수위는 해당 펀드를 통해 OTT 특화 콘텐츠에 대한 제작 지원에 집중 투자하고, 투자 활성화를 간접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광고규제 완화 및 중소·혁신기업의 광고비 지원도 추진한다.
인수위 발표의 행간을 들여다보면 우선적으로 OTT 플랫폼 강화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넷플릭스의 대항마를 키우겠다는 의지를 거듭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박성중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는 "토종 OTT를 한국판 넷플릭스로 키워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전기통신사업법 등 개정을 통해 콘텐츠 제작비 새엑공제 및 자체 등급제를 도입하고, OTT 사업자의 법적 지위를 정확히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업계는 '웨이브·티빙·왓챠' 등 국내 주요 OTT플랫폼을 거느린 SK텔레콤과 CJ ENM 등의 수혜를 예상하고 있다. 비상장사 왓챠의 경우 연내 상장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다. 올해 2월 기준 국내 월 순수 이용자 수는 웨이브가 489만명으로 가장 많고, 티빙과 왓챠가 각각 407만명, 128만명 규모다.
다만, 인수위 발표에도 시장은 OTT관련주들의 주가 전망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다. 넷플릭스를 선두로 글로벌 OTT기업들의 가입자수가 급감하며 주가가 연일 폭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넷플릭스는 뉴욕거래소에서 전거래일 대비 5.48% 내린 198.40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넷플릭스는 이달에만 47.04% 폭락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1분기 가입자수는 전년 동기 대비 20만명 줄었다. 넷플릭스의 가입자가 감소로 돌아선 건 2011년 이후 처음이다. 나아가 2분기 가입자수 가이던스도 200만명 감소가 예상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넷플릭스에 대해 성장주로서 한계에 도달했고, 인플레이션 등 거시적 경제 환경 때문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지적은 토종 OTT기업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OTT플랫폼 관련주 보다 콘텐츠주가 먼저 수혜를 입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정부 지원에 더해 'K-콘텐츠' 제공자로서 글로벌 OTT기업으로부터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넷플릭스의 가입자 수 감소 전환이 국내 콘텐츠 제작사에게는 오히려 기회"라며 "넷플릭스 뿐만 아니라 디즈니+ 및 애플TV, 아마존프라임, HBO 등 다양한 글로벌OTT들이 아시아 확장을 본격화함에 따라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의 구작 라이브러리 단가까지 상승 중"이라고 말했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넷플릭스에서 가장 성공한 6개의 작품 중 3개가 비영어권 작품"이라며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낮고 유일하게 유료가입자가 순증하는 지역에서 가장 압도적인 콘텐츠 경쟁력을 가진 한국 드라마 제작사의 고성장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