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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文·김정은 화보' 발간 이틀 뒤 도발


입력 2022.05.05 04:01 수정 2022.05.05 00:02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靑, 北 미사일 발사 "강력 규탄"

장거리미사일만 규탄해온 만큼

ICBM 도발 가능성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남북 정상회담을 평가하는 화보를 발간한 지 이틀 만에 무력도발에 나섰다.


한국 차기 정부를 겨냥한 '사전 정지작업'을 지속하며 예고했던 군사도발을 잇따라 감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합동참모본부는 4일 "오늘 12시03분경 북한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비행거리는 약 470㎞, 고도는 약 780㎞로 탐지됐다. 최고 속도는 마하 11로 파악됐다.


합참은 "최근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위협 행위"라며 "유엔 안보리(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으로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북한의 이번 군사행동과 관련해 "강력 규탄" 메시지를 내놨다. 청와대가 그간 북한의 단거리미사일은 '묵인'하고 장거리미사일은 '규탄'해온 만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ICBM일 수도 있는데 그보다 사거리가 좀 짧은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장면(자료사진) ⓒ노동신문
"예고된 도발…추가 도발 잇따를 듯"


북한의 도발은 지난달 16일 '신형 전술유도무기' 2발을 함흥 일대에서 발사한 지 18일 만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 연설에서 '국방력 강화 의지'를 재확인만큼, 향후 각종 도발이 잇따를 전망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이번 군사행동이 "예고된 도발"이라며 "다양한 핵·미사일을 속도전 형태로 발전시키는 도발을 연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미국 등을 겨냥하지 않은, '자위적 차원의 국방력 강화' 명분을 내세울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박 교수는 북측이 향후 도발과 관련해 지난해 1월 제8차 노동당대회를 계기로 수립한 "'국방발전계획'에 따라 자위적 조치를 취했다고 강변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북측이 이번 도발을 '정찰위성 성능 시험'으로 둘러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일찍이 국방발전계획의 주요 내용으로 정찰위성 도입을 언급한 바 있다. 위성과 ICBM은 '머리'에 위성을 탑재하느냐, 탄두를 탑재하느냐의 차이를 가질 뿐 사실상 같은 기술이 활용된다.


앞서 북측은 2월 27일과 3월 5일 각각 쏘아 올린 미사일과 관련해 "정찰위성 개발 계획에 따른 중요시험을 진행했다"고 주장했지만, 한미 군 당국은 신형 ICBM 시험발사로 못 박은 바 있다.


북한이 지난 2일 '북남(남북)관계 대전환-2018' 화보를 발간했다. 사진은 지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진행된 남북 정상회담의 모습 ⓒ우리민족끼리
"尹정부 겨냥해 남북관계 화보 서둘러 발간"


한편 북한의 이번 도발은 '북남(남북)관계의 대전환-2018'이라는 화보 발간 이틀 만에 이뤄졌다.


해당 화보는 한반도 정세 해빙기를 이끈 평창동계올림픽부터 3차례 이뤄진 남북 정상회담 등 지난 2018년 상황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물론 서훈 당시 국정원장(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정의용 당시 국가안보실장(외교부 장관) 등 남북회담에 기여한 인사들의 얼굴이 대거 실렸다.


하지만 북측이 지난해부터 미국·중국·러시아 정상과 김 위원장 간 회담 장면을 잇따라 부각하면서도 문 대통령은 '패싱'한 바 있는 만큼, '숨겨진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문재인 정부를 무시하는 입장을 취해왔다"며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2018년 남북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재평가했다. 한국과 국제사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대북 강경책에 대한 비판 여론을 조성하고 북한 입장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뒤늦게 화보를 서둘러 발간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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