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경내 걸으며 시민들과 인사 나눠
국민 희망 대표 20인과 함께 단상 올라
취임사에 '자유' 강조해…35차례 언급
"보편적 국제규범 지지하고 수호할 것"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열린 취임식을 열고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취임을 국민 앞에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를 통해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를 만들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 및 취임사 낭독에 이어 청와대 개방 선포 후 전임 대통령이 된 문재인 대통령을 환송하고 정권의 바통을 넘겨받았다.
앞서 사저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에서 임기 첫날 밤을 보낸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10시경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모습을 보였다. 이웃 주민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사저를 나선 윤 대통령은 국립서울현충원 들러 참배한 후 오전 11시에 시작된 취임식 본행사 시각에 맞춰 국회에 도착했다.
국회 경내를 김건희 여사와 함께 걸어서 이동하며 취임식을 찾은 시민들과 주먹 인사를 나누며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고, 취임사 또한 시민을 향해 따로 마련된 돌출무대에서 진행했다.
감색 정장에 하늘색 넥타이를 맨 윤 대통령과 하얀 원피스 차림의 김건희 여사가 단상에 도착하자 김부겸 국무총리와 이춘석 국회 사무총장이 이들 내외를 영접했고, 국민통합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대구 남자 어린이와 광주 여자 어린이가 각각 꽃다발을 전달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출연해 세계적인 유명세를 탄 배우 오영수 씨와 독립유공자 후손으로 귀화해 5대에 걸쳐 헌신한 데이비드 린튼(인대위) 씨 등 '국민 희망 대표' 20명과 손을 잡고 단상에 오른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 및 박근혜 전 대통령과도 악수했다.
이후 앞줄의 다른 참석자들과도 일일이 악수로 인사했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인사를 마친 후 단상 가운데로 와서 앞뒤 내빈을 향해 각각 두 번 고개 숙여 인사했다.
이어진 취임사에서 윤 대통령은 '자유'의 가치를 적극 내세우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 국제 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섰다"고 외쳤다.
16분간 진행된 취임사에서 윤 대통령은 '자유'를 35차례 언급했고, '시민'과 '국민'을 각각 15회씩, '세계'와 '평화'를 각각 13회와 12회 발언했다.
윤 대통령은 지속적으로 자유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바로 자유의 확대"라며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자유 시민이 되어야 하고, 자유 시민이 되기 위해서 일정한 수준의 경제적 기초와 공정한 교육·문화의 접근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가 내부의 지나친 집단적 갈등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 각자가 보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트리고 있다"며 "이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그것이 바로 자유다. 자유의 가치를 제대로, 정확하게 인식하고 재발견해야 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유와 인권의 가치에 기반한 보편적 국제규범을 적극 지지하고 수호하는데 글로벌 리더 국가로서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자유와 인권, 공정, 연대의 가치를 기반으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를 만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핵개발에 대해 평화적 해결을 위한 대화의 문을 열어놓겠다"라며 "북한이 핵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 경제와 주민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계획을 준비할 것"이라 예고했다.
한편 이날 취임식에는 문 전 대통령 내외와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전직 대통령의 가족들이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녀 노소영 씨가 취임식을 찾았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국내 5대 그룹 총수가 모두 모였다.
취임식을 마친 윤 대통령은 곧바로 용산 대통령실로 이동해 주민들과의 간담회 및 외교 사절단 접견을 진행한다. 오후 4시에는 다시 국회로 이동해 로텐더홀에서 경축연회를 열고, 저녁에는 서울 중구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외빈 만찬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