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손보사 분기 순익 1조 돌파
'주력상품 부진' 생보사 실적 뚝
국내 손해보험사들의 실적이 올해 들어 크게 개선된 반면, 주요 생명보험사의 실적은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손보사의 경우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호실적을 이끌었지만, 생보사는 주력 상품들이 인기가 떨어지고 투자 부문도 부진하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 등 5대 손보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20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8% 늘었다. 5대 손보사 분기 순이익 총합이 1조원을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손보사별로 보면 삼성화재를 제외하고 모두 20~100%의 순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DB손보가 2800억원으로 47.2%, 메리츠화재가 2221억원으로 70.4% 늘었다. 현대해상은 1512억원, KB손보는 1431억원으로 각각 20.1%와 108% 증가했다.
삼성화재는 409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2% 감소했는데, 지난해 1분기 삼성전자로부터 받았던 특별배당금 약 1100억원 빠진 영향이 컸다. 이런 일회성 이익을 빼면 삼성화재의 순이익도 29% 성장했다.
특히 자동차보험에서의 호실적이 주효했다. 그간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에서 적자를 면치 못해 왔다. 그런데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지면서 차량 운행량이 줄고 사고가 감소함에 따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됐다. 손해율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에서 실제 보험금이 지급된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로 영업수지에 직결되는 지표다.
올해 1분기 손보사 자동차보험 평균 누적 손해율은 75.7%로, 전년 동기 대비 4.1%p 개선됐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1분기 84.7%와 비교하면 9%p 개선된 수치다. 업계에서는 통상 자동차보험 적정손해율을 78~83%로 본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장기화로 밖에 나가는 이동량 자체가 줄었기 때문에 자동차보험 부문 손익이 많이 개선됐다"며 "다만 지난달 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차량 운행량이 늘고 있어 다시 손해율이 악화되고 다음 분기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손보업계와 달리 생보사 실적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이날까지 실적을 발표한 삼성생명·한화생명·신한라이프·NH농협생명·미래에셋생명·동양생명·푸르덴셜생명등 7개 생보사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70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6% 줄었다.
생보사별로 보면 삼성생명이 3022억원으로 72.9%, 신한라이프가 1524원으로 15.6% 감소했다. 한화생명의 순이익도 509억으로 73.8% 줄었다. 푸르덴셜생명 역시 740억원으로, 동양생명은 676억원으로 순이익이 각각 33.9%와 36.5% 줄었다. 이밖에 미래에셋생명과 농협생명의 실적만 개선됐다.
손보사와 달리 주 수입원인 보험사업과 투자 부문에서 부진해진 탓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반적으로 생보업계 수입보험료는 감소하고 있는데, 주력 상품인 사망·질병 등 보장성보험의 물량공세가 줄었기 때문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비해 금리가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평가손이 발생했다"며 "아울러 2030세대 중심으로 종신보험의 인기가 떨어지면서 고액 상품으로 영업 수익을 내는 구조가 어려운 탓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