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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집단적 지능저하 현상


입력 2022.05.30 07:07 수정 2022.05.30 06:57        데스크 (desk@dailian.co.kr)

부자가 되더니 머리 더 나빠져

식욕만 왕성해진 초거대 정당

무엇에 씌었기에 이렇게까지

당 쇄신안에 대한 집단적 거부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약간 머리가 모자라는 두 친구가 한 마을에서 살고 있었다. 갑이 을을 보고 말했다.


“사람들이 우리를 보고 머리가 모자라느니, 등신이라느니 하는데 도대체 무슨 까닭일까?”


을이 한참 생각한 끝에 말했다.


“우린 부자가 아니잖아. 그러니 머리가 좋을 수가 없지.”


“부자가 아닌데 왜 머리가 안 좋은 거지?”


“먹는 음식이 다르기 때문이지. 부자들은 고기를 먹고 싶은 대로 먹거든. 그러니까 자연히 머리가 좋아지는 거야.”


“그렇겠네. 우리도 고기를 많이 먹으면 머리가 좋아질까?”


“틀림없이 좋아질 거야.”

부자가 되더니 머리 더 나빠져

이 대화를 옆에서 듣고 있던 사람이 제의를 했다.


“내가 돈을 줄 테니 고기를 마음껏 먹어보는 거야. 머리가 좋아지는지 어쩌는지.”


두 사람은 흔쾌히 응낙하고 돈을 받아 고기를 마음껏 먹었다.


며칠 후 갑이 을을 보고 말했다.


“역시 효과가 있었어. 난 고기를 먹기 시작한 뒤부터 사물에 대한 깨달음이 여간 밝아진 게 아니야. 예컨대 사람의 발등 말이야. 그게 뒤로 붙어 있지 않고 앞으로 붙어 있는 까닭을 알아냈다니까. 만약 발등이 뒤쪽에 붙어 있다고 해봐. 뒤에 오는 사람에게 밟히기 십상이지.”


을도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내 머리도 아주 좋아졌어. 가령 콧구멍을 두고 그게 왜 아래로 뚫려 있는지를 알아냈다는 거지. 만일에 위로 뚫렸다고 해봐. 빗물이 온통 콧구멍 안으로 들어가고 말지 않겠어.”


돈을 준 사람이 한숨을 내쉬었다.


“이 자들이 전에는 머리가 좀 나쁜 정도였지만 고기를 먹고 난 뒤엔 아주 천치바보가 되었구먼. 인간이란 부자가 되면 이 모양이 되고 마는 거야”(애자잡어, 이주홍, 중국풍류골계담 재인용).


웃자고 만들었을 이 이야기에도 이치가 들어 있다. 가난할 때는 “왜 내가 가난해야 하지?”라는 문제의식은 갖는다. 그러나 부자가 된 뒤엔 황당한 자기 합리화에만 능해질 뿐 고민 따위는 아예 배제해 버린다. 그야말로 천치바보가 되고 마는 것이다.


부자들 흉보려는 건 물론 아니다. 너무 비대해져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를 넘어 머리(=생각)도 못 가누는 더불어민주당이 한심하고 가엾다는 말을 하자는 것이다.

식욕만 왕성해진 초거대 정당

민주당 모두가 그렇기야 하겠는가. 이 거대 정당의 핵심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586세대의 경우가 이에 해당되지 않을까 여겨진다. 어려웠던 시절엔 어쨌든 문제의식이 있었고, 논리와 목표도 뚜렷했다. 이미 철지난 이념을 과대하게 재포장해서 국민의 가치관 국가관 세계관을 뒤흔들어 놓기는 했지만 바보는 아니었다. 오히려 지나치게 영악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집권당이 되고 초거대 정당이 되면서 문제의식 따위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원시적 욕구에만 지배되는 인상을 주었다. 코끼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먹는 일로 보낸다. 아마 매머드나 공룡도 그랬을 것이다. 공룡화된 민주당도 이들 거대 동물들과 닮은 생태적 특징을 드러냈다. 먹어 치우는 일에만 함몰된 것이다.


그래도 21대 총선 이전엔 막무가내 까지는 아니었다. 잔꾀를 너무 부려서 탈이었지만 형식을 갖추려는 시늉 정도는 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정안,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하는)공직선거법 개정안, 형사소송법 개정안, 검찰청법 개정안 등 4개 법안의 경우 1년여의 시간에 걸쳐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대안신당 등의 이른바 4+1협의체가 용을 쓰는 모습이라도 보였다.


그렇지만 초거대 정당이 된 후로는 그 엄청난 먹성이 입법의 블랙홀 역할을 했다. 문재인 당시 대통령. 이재명 (지금의) 인천시 계양을 선거구 보궐선거 후보가 입맛 다시는 것, 당 지도부와 처럼회의 식욕을 돋우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순식간에 삼켜버렸다. 검수완박(검찰수사권완전박탈, 그러니까 검찰박살)법안, 즉 검찰청법 및 형사소송법 개정안 입법을 해치운 게 그 예다. ▲법사위 소위원회 의결→안건조정위원회 통과 17분, ▲법사위 전체회의 의결 8분, ▲검찰청법 개정안 본회의 의결 6분, ▲형사소송법 개정안,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안 본회의 의결 3분의 기록이었다.

무엇에 씌었기에 이렇게까지

고민하는 빛은 없었다. 그저 초선의 처럼회 의원들 구령에 따라 공룡 같은 거대 덩치로 내달린 것이다. 임기 엿새를 남기고 있었을 뿐이던 문 전 대통령은 국무회의 개의 시간을 오후로 미뤄가면서 해당 법안들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기다렸다가 의결‧공포 절차를 거쳤다. 무엇에 씐 게 아니라면 설명이 안 되는 (민주)상식 밖의 작태를 민주당과 임기 말 대통령이 보여준 것이다.


인천 계양을 선거구 5선 국회의원에다, 인천시장까지 역임한 송영길 민주당 의원이 그 자리를 내던지고 갑자기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다. 성남시장 두 번에 경기도지사까지 지낸 이재명 당 상임고문이 성남 분당 갑 선거구가 비었는데도 송 전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했다. 창피해 할 만도 한데, 이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이리저리 휙휙 날아 다녔다. 희생‧봉사의 욕구가 아니라 오직 식욕에 휘둘린 탓이었을 듯하다(그렇다고 샌드위치나 초밥 같은 것을 탐한 것은 아니겠지만).


거대 덩치의 저지능은 당 지도부의 집단적 행태에서도 유감없이 드러났다. 26세의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4일 대국민 사죄 기자회견을 갖고 ▲팬덤 정당이 아닌 대중 정당 추구, ▲86세대(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 용퇴론 논의, ▲최강욱 의원 주내 소명 추진 등을 다짐했다. 그러면서 90도 이상 허리를 굽혀 국민에게 사죄의 뜻을 표했다. 다음날 선대위 회의에서도 그는 같은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86그룹인 당 지도부와 유력 인사들이 비난성 발언을 쏟아 냈다. 특히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은 책상을 ‘탕’치고 퇴장하기까지 했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박 위원장은 “그러면 저를 왜 뽑아서 여기다 앉혀 놓으셨나”고 항변했지만 27일 오후 백기를 들고 말았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 지도부와 충분히 상의하지 못하고 기자회견을 한 점, “특히 마음 상하셨을 윤호중 공동위원장께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당찬 20대였지만 86의 벽이 너무 높고 두터웠던 것이다.

당 쇄신안에 대한 집단적 거부

그런데 사과 여섯 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박 위원장은 다시 글을 올려 윤 위원장을 공격했다. “금일 예정된 인천 집중유세에서 윤 위원장과 함께 공동유세문을 발표하자고 요청했다”며 “윤 위원장과 협의를 진행했으나 결과적으로 거부당했다”는 내용이었다. 공동유세문엔 ▲더 젊은 민주당, ▲더 엄격한 민주당, ▲약속을 지키는 민주당, ▲폭력적 팬덤과 결별한 민주당, ▲미래를 준비하는 민주당 등 5대 쇄신 과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13일 윤 비대위원장은 박 공동비대위원장 영입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소개했다.


“(박 위원장은) 온갖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불법과 불의에 저항하고 싸워왔다. 민주당에 더없이 필요한 소중한 정신이자 가치이다.”


그 ‘민주당의 정신’, ‘민주당의 가치’를, 윤 위원장 등 당의 대주주들은 너무 쉽게 좌절시키고 말았다. 더욱 한심했던 것은 박 위원장의 사과를 받고 분노를 누그러뜨리는 모습을 보였다가 당 쇄신안에 다시 고개를 돌렸다는 사실이다. 자신들이 영입해서 온갖 찬사와 함께 비대위원장까지 시켰던 정치 새싹의 당 쇄신 의지를 그렇게 꺾어버리면서까지 지키려 한 이익이 뭔지 그게 궁금하다. 지방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 이처럼 국민의 불신과 실망을 자초하다니! 이러니 당 내에서 “지도부가 선거 다 망친다”는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지 않은가.


‘지능의 퇴화’가 욕심껏 부풀린 거대 덩치의 저주일 개연성이 높다. 경력으로 보면 멀쩡한 사람들이 ‘이 모(某) 교수’를 ‘이모(姨母)’로, ‘한국3M’을 ‘한 아무개’로 몰아세운 게 그 탓 아닐까? 횡설수설 훈계를 하고선 “잘 새기겠다”는 대답에 “비꼬는 겁니까?”고 윽박지른 것도 정상적 반응이라고 보긴 어렵다. 각자의 행위였지만 개인적인 문제라고 여겨지지는 않는다. 이런 게 아마도 거대한 몸집이 초래하는 집단적 저지능화의 한 양상일 것이다.


지능의 퇴화를 막으려면 권력, 규모, 조직의 다이어트가 절실하다. 지금 민주당은 지방선거에 패색이 짙다고 안달하는 모양이지만, 패배야 말로 영약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일이다. 반사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며 반박하려고만 하지는 말고….


글/이진곤 언론인·전 국민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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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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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 2022.05.30  03:46
    청렴에도 각별히 유의해야 하고, 범죄 혐의가 걸리면 감싸고 돌지 말고 엄정하게 수사하고 단죄하는 자세도 가져야 한다.
    다시 기회를 준 국민을 한번 더 실망시키면 두번 다시 기회는 오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고 뼈를 깎는 자기 성찰과 반성으로 거듭 나는 국힘당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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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 2022.05.30  03:42
    저 모자란 것들의 한심한 작태를 보면서 국민의 힘은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구태의연한 보수의 모습으로 희귀하려 할 게 아니라 합리와 진보를 수용해서 제도 개선과 민생 발전으로 국민의 삶을  고단하지 않게 만드는 것에 주력해야 한다.
    보수는 부패라는 망언이 망언이 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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