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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인플레 확산 시 피해 커” …추가 금리인상 시사


입력 2022.06.10 08:00 수정 2022.06.10 08:12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통화정책 완화정도, 더이상 선제적 아냐

경영인사 혁신안 마련, 개인역량 평가 변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며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2~3% 수준의 오름세를 나타냈을 당시 한은이 다른 나라 중앙은행보다 더 먼저 통화정책 정상화를 시작했다”며 “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웃돌고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정상화 속도와 강도를 높여가고 있는 현 시점에서는 더 이상 우리가 선제적으로 완화정도를 조정해 나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창립 72주년을 맞아 기념사를 통해 “먼저 출발한 이점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실기하지 않도록 정교하게 정책을 운영해 나가야 한다”며 “시기를 놓쳐 인플레이션이 더욱 확산된다면 그 피해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불어 그는 “한은이 수평적이고 수요자 중심의 조직문화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의 체질문화 개선 의지도 다졌다. “한은이 부서 간 협업을 가로막는 높은 칸막이와 경직된 위계질서로 인해 조직 운영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변화에 둔감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의 발언은 한은의 조직문화 변화 개선 요구 목소리가 표출된데 따른 것이다. 한은은 그동안 준비한 개선안을 바탕으로 이 총재 부임 후 추가 논의를 거쳐 경영인사 혁신안을 마련했다.


이 총재는 “한은의 수직적 내부지향적 조직문화를 수평적 외부지향적 조직문화로 변화시켜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다”며 “부서장이 주제를 제시하고, 실무자가 문서화한 이후 논의를 시작했던 기존의 업무방식을 앞으로 충분히 난상 토론을 벌인 후 모아진 중론을 문서화하는 방식으로 바꿔 보자”고 제안했다.


이 총재는 “서로 존중하면서도 업무에 관한 한 ‘계급장 떼고’, ‘할말은 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조직내 집단지성이 효율적으로 발휘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저 또한 조사역이 저와의 점심자리에서 ‘지난번 총재님 연설문은 실망스러웠다’고 말할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경직된 위계질서를 없애는데 앞장서겠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정책서비스에 관한 태도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수요자가 원하는 내용을 엄밀히 분석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만 한국은행이 정책당국으로서뿐 아니라 국가경제의 씽크탱크로서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총재는 “앞으로 직원 개개인의 인사자료에 그동안 근무한 부서뿐 아니라 그 부서에서 어떤 일을 하고 어떤 보고서를 작성했는지 개인의 구체적인 성과가 기록되게 해, 평가정보가 보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직원들에 대한 급여와 복지 수준, 경력 개발에 대한 지원 등의 처우개선도 약속했다.


그는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나기 위해서는, 어미 닭과 병아리가 안팎에서 동시에 서로 쪼아야 한다는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말이 있다”며 “당행의 발전적 변화를 바라는 외부의 기대와 우리 스스로의 노력이 함께 어우러져 그간의 틀을 과감히 깨고 시대의 변화에 빠르게 부응하는 한국은행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세미 기자 (lsmm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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