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최고위 설전 뒤 어색한 만남
이준석, 윤리위 결과엔 '묵묵부답'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손을 내저으며 배현진 최고위원이 건넨 악수를 거부했다. 두 사람은 지난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비공개회의 발언 유출 문제로 공개적으로 충돌했는데, 그에 따른 여파로 이 같은 장면이 연출된 것으로 보인다.
23일 오전 당 대표 회의실에 먼저 도착한 배 최고위원은 자리에 착석해 다른 참석자들을 기다렸다. 곧 이 대표 등이 회의실에 입장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그런데 이 대표는 손을 가로저으며 배 최고위원과의 악수를 거부했다. 배 최고위원에 앞서 윤영석 최고위원과는 악수로 인사를 나눴다는 점에서 거부 의사를 분명히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눈 인사도 의식적으로 피하는 모습이었다.
민망했는지 배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손목을 잠시 잡았다가 놓았으며, 걸음을 멈추지 않고 그대로 나아가 정미경 최고위원과 악수를 했다. 다시 자리로 돌아오는 길에는 이 대표를 쳐다보며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가기도 했다. 이때도 이 대표는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해당 장면은 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채널인 '오른소리'에 그대로 송출됐다.
두 사람은 지난주 혁신위원회 출범과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임명 문제로 충돌했었다. 특히 지난 20일에는 비공개회의 발언이 언론에 보도된 것을 두고 두 사람의 감정싸움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 대표는 배 최고위원을 발설 당사자로 의심했고, 배 최고위원은 그간 회의 내용을 언론에 전파한 게 이 대표라며 장외설전도 벌였다.
한편 이날 최고위원회에 참석한 이 대표는 지난번 회의와 마찬가지로 공개 발언을 최소화하며 말을 아꼈다. 윤리위 결과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전날 국민의힘 윤리위는 내달 7일 이 대표에 대한 소명을 청취한 뒤 징계 여부를 심의하겠다고 의결했다. 사유는 증거 인멸 관련 품위유지 의무 위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