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 부모, 실종 직전까지 '루나 코인' 여러 차례 검색…'수면제' 등도 검색
부모들 "아이는 부모와 별개, 독립적 인격체…자녀 살해는 이기적인 결정"
"자식 고통스럽게 살 바엔 같이 데려간다?…동반자살 아닌 엄연한 살해, 살인범죄"
전문가들 "살인 후 극단적 선택, 설사 아이 동의했더라도 진정성 없어…극단 결심 배경도 살펴야"
실종됐던 초등학생 조유나(10)양 부모가 실종 직전까지 포털사이트에 접속해 극단적 선택 방법 등을 검색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조양 부모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이는 무슨 죄? 친족살해"라는 격한 반응을 보이며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 우리 사회가 이런 사건을 '동반자살'이 아닌 '살인범죄'로 단죄해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30일 광주 남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지난달 조양 부모의 포털사이트 활동 이력을 분석한 결과, 조양 부모가 실종되기 직전까지 암호화폐인 '루나 코인'을 여러 차례 검색한 내역과 루나 코인을 구매했다가 폭락으로 손실을 본 정황이 파악됐다. 이밖에도 조양 부모가 '수면제'와 '극단선택 방법' 등을 검색한 이력도 확인됐다.
조양 부모의 극단적 선택이 기정사실화 되자 부모가 아이의 생명을 빼앗아갈 권리는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3살 아이를 둔 조모(34)씨는 "죽으려고 해도 부모 없이 커야 할 아이가 가여워서, 계속 눈에 밟혀서 절대 못 죽을 것 같다"며 "힘든 순간이 올 때마다 자식 때문에 힘내서 살아가야지 아이를 죽이고 자기도 죽는 것은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결정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임산부 이모(32)씨는 "주변에 이 아이를 돌볼 친정이나 시댁이 마땅히 없기 때문에 아이는 부모가 없으면 제대로 보살핌을 못 받을 것 같고, 고아원 등을 전전하는 것도 걱정됐을 것 같다. 그렇게 고통스럽게 살 바엔 같이 데려가자고 생각한 것 같은데, 그래도 아이는 부모와 별개의 독립적 인격체라 생각한다"며 "애기가 너무 불쌍하다. 부모가 아이를 소유물로 생각한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직장인 박모(30)씨는 "아기가 늘 가던 가족 여행을 가는 줄 알고 좋아했을 거라고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며 "'부모가 죽으면 아이는 어떡하지'라는 생각으로 부모가 아이의 목숨을 거두는 것을 마지막으로 베풀 수 있는 온정인 것으로 착각해선 안된다. 성인끼리 합의 하에 자살할 때나 동반자살이지 이건 살해다. 아이를 생각해 더 열심히 살아야 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부모가 극단적 선택을 염두에 두고 홀로 남겨질 자녀를 살해한 정황에 대해 "엄연한 살인 범죄"라고 질타했다. 전준희 화성자살예방센터장은 "그간 해외에 나간 한국인들이 이런 식의 극단적 선택이 벌어질 때마다 한인 사회에서 문제가 됐다"며 "미국에선 벌어지지 않는 현상으로 자녀를 마치 자기 소유로 생각해 발생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전 센터장은 "동반자살이라는 표현 자체가 가족과 함께 가니 이해가 된다는 온정주의적인 표현으로 극단적 선택을 미화하고 있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살인 후 극단적 선택이라고 표현한다"며 "미국에선 '살해 후 자살(murder suicide)'라고 표현한다. 아이가 펜션에서 나올 때 축 늘어진 채로 나온 것으로 미뤄 볼 때 부모에 의한 살해가 맞다면 아이는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김영식 서원대 경찰학부 교수는 "법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아동이 동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그 동의는 진정성이 없는 것으로 보는 만큼 사회가 동반 자살이라고 보기보단 살인 범죄로 인식하되, 근본적으로는 사회 구성원들이 극단적 결심에 이를 수밖에 없었던 사회적 원인을 들여다 보고 개선점과 대안을 고민해 보는 것이 남은 우리가 해야 될 의무"라고 조언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때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