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팬덕택’ 박옹택 은퇴경기 지킨 LG 택윈스

은퇴식 및 영구결번식 보기 위해 팬들 운집..잠실 시즌 첫 매진

LG 선수들 '무조건 이긴다' 각오 속에 승리 따내며 박용택 배웅

박용택 ⓒ 뉴시스

LG트윈스 프랜차이즈 스타 박용택(43) 은퇴식이 열린 잠실야구장은 시즌 첫 매진 사례를 이뤘다.

LG는 3일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2022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4-1 승리했다. 시즌 45승(1무33패)째를 챙긴 LG는 KBO리그 순위 3위 자리를 지켰다.

‘사직택’의 존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롯데와의 경기에서 박용택은 절대 잊을 수 없는 은퇴식 및 영구결번식을 치렀다. ‘팬 서비스’로도 유명한 박용택은 마지막까지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박용택 팬덕택에 잠실야구장은 시즌 첫 매진도 기록했다.

폭염 속에도 2만 여 관중석이 꽉 찼다. 팬들을 이끈 것은 역시 19시즌 LG에서만 뛴 박용택이었다. 2020시즌을 마치고 은퇴한 박용택은 코로나19로 인해 관중 입장이 제한되면서 은퇴식을 미뤄왔다. 팬들은 기다렸다는 듯 몰려들었고, 올 시즌 잠실야구장 첫 매진 사례를 이뤘다.

2002년 KBO리그에 입성한 박용택은 선수 생활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LG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 통산 19시즌 2236경기 타율 0.308, 2504안타 213홈런 1192타점 1259득점 313도루를 기록했다.

자신의 은퇴식 및 영구결번식이 열리는 이날 박용택은 특별 엔트리로 등록, LG 유니폼을 입고 다시 잠실야구장에 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해부터 은퇴 경기 거행을 위한 특별 엔트리를 허용했다.

실제 출전한 것은 아니다. 시구를 마친 뒤 ‘스타팅’에 오른 박용택은 좌익수 자리를 향해 뛰어갔다. 외야에 선 박용택 모습이 대형 스크린에 뜨자 팬들이 환호했고, 박용택은 관중석 곳곳을 향해 인사했다. 주심이 '플레이 볼'을 선언하자 류지현 감독이 그라운드로 나와 좌익수 교체 사인을 냈다. 박용택은 팬들의 뜨거운 응원가를 들으며 ‘용암택’ 김현수로 교체돼 더그아웃으로 돌아왔다.

박용택 ⓒ 뉴시스

부인과 기념촬영하는 박용택. ⓒ 뉴시스

박용택은 들어갔지만 LG 선수단은 박용택의 등번호 33번과 현역 시절 별명들을 유니폼에 달고 뛰었다. 현역 시절 ‘택’으로 끝나는 많은 별명을 달고 다녔던 박용택이다.

박용택 바람대로 승리까지 선사했다.

큰 부담을 안고 마운드에 오른 ‘휘문택’ 선발 임찬규가 5이닝(54개) 3피안타 2볼넷 3탈삼진 호투로 롯데 타선을 묶었다. 올 시즌 들쭉날쭉한 피칭으로 평균자책점이 5점대까지 솟은 임찬규는 휘문고 13년 선배 박용택의 은퇴경기 승리를 위해 이를 악물고 던졌다.

타선도 ‘무조건 이기겠다’는 일념으로 뭉쳤다. 2회말 볼넷을 골라 출루한 ‘소녀택’ 오지환을 ‘팬덕택’ 유강남이 중전 적시타로 불러들여 선취점을 챙겼다. 7회초 불펜 정우영이 흔들려 1-1 동점이 됐지만, 7회말 화끈한 타격으로 3점을 달아났다. 1사 2·3루 찬스에서 타석에 선 ‘울보택’ 채은성은 가운데 담장을 때리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후속타자 오지환의 중전 적시타로 1점을 추가한 ‘LG 택윈스’는 ‘박옹택’을 승리로 배웅했다.

류지현 감독은 "박용택 은퇴식을 위한 우리 모두의 승리다. 잠실을 꽉 채워주신 23,750명의 염원과 우리 선수들의 한마음이 만들어낸 최고의 선물인 것 같다"며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끝까지 팬들의 사랑을 먹으며 그라운드를 밟은 박용택은 이제 KBSNSPORTS 해설위원과 JTBC '최강 몬스터즈'에서 팬들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