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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전패’ 여자배구, 언제까지 김연경 타령만.. [김평호의 인상팍!]


입력 2022.07.09 07:00 수정 2022.07.08 20:11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지난 3일 끝난 발리볼네이션스리그 전패·무승점 최하위

김연경 복귀로 V리그 인기는 계속 이어질 전망

국제경쟁력 키워 김연경 그늘서 벗어나는 것만이 살 길


태극마크를 내려 놓은 김연경.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국 여자배구는 지난해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2012년 런던 대회에 이어 또 다시 4강 신화를 써내며 많은 감동을 안겼다.


비록 세계적인 강호 브라질과 세르비아에 잇따라 패하며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이들이 써 내려간 감동의 4강 신화에 많은 국민들이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도쿄올림픽 4강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1년도 되지 않아 여자배구 위상은 급격하게 추락했다.


한국은 지난 3일 끝난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예선 12경기에서 1승은 커녕 승점을 단 1도 얻지 못하고 전패를 기록했다. 2018년 출범한 VNL에서 승리는 물론 승점을 1도 못 얻고 예선 라운드를 최하위로 마친 팀은 한국이 처음이다.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아시아국가 중에 유일하게 8강에 올라 4강 무대까지 밟았던 여자배구는 이번 VNL서 중국, 일본은 물론 태국에까지 밀리며 자존심을 제대로 구겼다.


물론 어느 정도 성적 부진은 예상됐다. 여자배구를 지탱해 오던 베테랑 김연경(34·흥국생명), 양효진(33·현대건설)이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내려놓으면서 대표팀은 이번 VNL을 통해 세대교체에 나섰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세대교체의 일환이다’, ‘세계적 선수들과 함께 뛰며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어차피 목표는 파리올림픽과 항저우아시안게임이다’라고 위안삼기에는 세계배구와의 격차가 너무도 컸다.


무엇보다 매번 아시아 왕좌를 놓고 겨루던 중국, 일본은 물론 태국한테도 세트스코어 0-3으로 완패를 당한 것은 충격이 너무 크다.


자연스럽게 팬들 뇌리에는 태극마크를 내려놓은 김연경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칠 수밖에 없다.


공교롭게도 김연경은 새 시즌 V리그서 활약한다. 지난달 친정팀 흥국생명과 프로배구 여자부 최고 금액인 1년 총액 7억원(연봉 4.5억, 옵션 2.5억)에 계약을 체결한 그는 현재 선수단에 합류해 몸을 만들고 있다.


V리그로 복귀하는 김연경. ⓒ KOVO

특히 이번 주말 열리고 있는 ‘2022 여자프로배구 홍천 서머매치’는 김연경 합류에 대한 기대감으로 열기가 뜨겁다. 경기에 나서지 않아도 팬들의 관심도 크고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통상 대표팀의 국제경쟁력 약화는 리그 인기 하락으로 이어지곤 하지만 여자배구의 경우 당장 관심이 줄어들 것 같지는 않다.


여자배구대표팀의 지난 5일 귀국길에는 선수들을 보기 위한 팬들로 가득했다. 새 시즌 V리그도 ‘식빵언니’ 김연경의 합류로 상당한 인기를 끌 전망이다.


하지만 김연경의 인기에 도취해 본질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당장 대표팀은 내년에 열리는 올림픽 예선전과 항저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국제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파리올림픽 진출 실패와 항저우아시안게임 부진은 곧 여자배구의 암흑기가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물론 바로 눈앞에 김연경이 있기 때문에 대표팀이 부진할수록 그리움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항간에는 아직까지 최고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김연경의 복귀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이는 단기 처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제부터 김연경의 기억을 조금씩 지워가는 것만이 한국여자배구가 살 길이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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