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부정평가 20%p 이상 벌어져
일부 조사서 정당 지지율 역전도
코로나 확산세에 도어스테핑 중단
"지지율 하락 때문 아닌가"…일각서 의구심 제기
주초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지지율이 또다시 급락했다. 부정평가가 60%를 상회하는 등 끝모를 하락세에 여권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는 이유를 들어 매일 출근길 진행하던 도어스테핑(약식회견)을 취소했는데, 도어스테핑 과정 중 불거진 각종 논란과 최근 지지율 추이와 연계된 것 아니냐는 시선이 끊이지 않고 있다.
11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교통방송 의뢰로 지난 8~9일 실시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4.5%, 부정평가는 60.8%로 나타났다. 지난주 같은 조사에 비해 긍정평가는 8.3%p, 부정평가는 8.9%p 상승하며 뚜렷한 하락세를 드러냈다.
같은날 발표된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의 조사 결과도 비슷했다. 해당 조사에서는 윤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37.0%,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57.0%로 나타났다.
긍정평가는 지난주 같은 조사에 비해 7.4%p 하락한 반면, 부정평가는 6.8%p 상승하면서 KSOI 조사와 마찬가지로 긍·부정평가 차이가 20%p 이상으로 벌어졌다.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정당 지지도마저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 오차범위 내 역전을 허용했다. 국민의힘이 지난주 조사보다 2.6%p 내린 40.9%, 민주당은 1.5%p 오른 41.8%를 각각 기록한 것이다. 오차범위 내 수치까지 포함해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앞선 것은 지난 3월 이후 세 달여만이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부터 윤 대통령의 취임 후 꾸준히 이어오던 용산 청사에서의 출근길 도어스테핑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용산으로 집무실을 이전한 이후 지방 일정으로 인해 현장으로 바로 출근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항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 임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공지문을 통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은 잠정 중단하기로 했으며 대변인의 브리핑도 가급적 서면브리핑 중심으로 진행하겠다"라며 "용산 대통령실은 사무 공간이 매우 밀집해 있는 데다 대통령 집무실과 기자실이 분리돼 있지 않다. 그만큼 감염병 확산에 취약한 점을 감안해달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선제적으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한 배경에 '지지율 하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워낙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다 보니, 출근길에 짧게 이뤄지는 취재진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불필요한 논란이 불거지는 경우가 많아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횟수나 방식을 조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됐던 탓이다.
이날 도어스테핑 취소 소식이 전해진 뒤 대통령실 취재진이 대변인실을 향해 납득할 수 없다며 강도 높은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KSOI의 이날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으로부터 불거지는 논란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7.3%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답변하기 때문'이라 답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대통령실 측은 '잠정 중단'인 만큼 코로나 상황에 알맞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 도어스테핑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보다 갖춰지고 정제된 형식을 통해 '국민과의 소통 강화'라는 당초 취지를 지키면서도 불필요한 논란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예정된 일정은 그대로 소화할 방침이다. 오전 중 김주현 금융위원장의 임명안을 재가한 뒤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세 번째 오찬 주례회동을 가진다.
오후에는 새 정부 첫 업무보고가 이뤄진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부터 독대 보고를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