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대우조선 공권력 투입 시사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도 거제 동행
윤석열 대통령이 대우조선해양 사내하청 파업 현장에 공권력을 투입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파업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앞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등이 우선 경남 거제에 위치한 파업 현장을 방문해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 불법행위 자제 등을 위한 논의에 나설 계획이다.
19일 행안부, 노동부 등에 따르면 이상민 장관과 이정식 장관은 각각 이날 오후 12시와 2시에 서울 노들섬 헬기장에서 헬기를 타고 경남 거제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 사내하청 노동조합의 농성 현장으로 출발했다.
앞서 윤 대통령이 이날 오전 출근길에 이번 사태와 관련한 공권력 투입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산업현장에 있어서나 노사관계에 있어서, 노(勞)든 사(社)든 불법은 방치되거나 용인돼서는 안 된다"며 "국민이나 정부나 다 많이 기다릴 만큼 기다리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말한데다, 전날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거듭 파업 사태 해결을 촉구한 만큼 관계부처 장들이 먼저 현장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실제로 거제 파업 현장을 방문할 이상민 행안부 장관,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 이정식 노동부 장관 등은 현장 상황을 살펴피고, 원·하청 노사와 각각 면담을 가진 뒤, 대화와 타협으로 사태를 해결해달라고 당부하는 동시에 불법행위를 자제해줄 것을 파업자 측에 요청할 예정이다. 특히 이정식 장관은 한국노총 출신으로서 오랜 기간 노동계에 몸 담은 만큼 원만한 해결을 위한 설득 작업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움직임에 노동계는 반발하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 4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함께하는 '7.23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희망버스'는 이번 주말인 23일 경남 거제로 향할 예정이다.
만약 정부가 이번 사태에 공권력을 투입한다면 박근혜 정부이던 2013년 코레일 파업 당시 이후 최초의 일이다. 당시 경찰은 노조 집행부와 실무간부 28명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고, 2명을 구속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파업은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노조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가 지난달 2일부터 임금 30% 인상과 전임자 등 노조활동 인정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이날로 파업은 49일째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