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원, 호남·강원·충청 출신
尹대통령 '20년 지기' 주기환 합류
주호영 "윤심 반영은 9분의 1뿐"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회'가 16일 지명직 비대위원 6명을 임명하고 공식 출범했다. 이번 비대위원 인선 키워드는 호남·강원·충청 등 '비(非) 영남', '청년', '여성'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 '20년 지기' 측근이 합류하면서 '친윤(親尹)' 색채를 완전히 덜어내진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비대위원 인선을 발표했다. 비대위는 총 9명이 활동한다. 주 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성일종 정책위의장 등 당연직 3명과내부인사 3명·외부인사 3명 등 지명직 6명으로 구성됐다.
이날 의총 직후 열린 상임전국위원회에서 당원 대상 ARS 투표를 실시한 결과, 비대위원 8인의 임명안은 재적 인원 총 55명의 과반인 42명이 출석, 출석 인원의 과반(35명)이 찬성해 가결됐다.
원내에서는 초선 엄태영·전주혜 의원이 합류한다. '김종인 비대위'에서 사무총장을 지낸 정양석 전 의원도 함께한다.
원외에선 지난 6·1 지방선거 광주시장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한 주기환 전 대검 수사관이 참여한다. 주 전 수사관은 윤 대통령이 광주지검 특수부 검사로 재직할 당시인 지난 2003년 윤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도 정무사법행정분과 전문위원을 지냈다. 1980년대생인 최재민 강원도의원과 이소희 세종시의원도 청년 정치인으로 합류한다.
주 위원장은 비대위 공식 출범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선수별, 지역별, 그리고 원외위원장 의견을 대변할 사람, 청년, 여성, 장애인 이런 요소들을 두고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인선했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호남(전주혜·정양석·주기환), 충청(성일종·엄태영·이소희), 강원(권성동·최재민)으로 구성했다. 주 위원장이 대구·경북(TK) 출신인 만큼 지역 안배를 위해 당초 TK 출신 인사들은 비대위원에 포함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선수별로는 5선(주호영)·3선(권성동)·재선(성일종)·초선(엄태영·전주혜)으로 구성했다.
아울러 1986년생인 이소희 의원은 '여성·청년·장애인' 목소리를 대변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의원은 10대 때 사고로 휠체어를 타게 된 장애인으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이날 비대위원에 주기환 전 수사관이 합류한 것을 두고 일각에선 '윤심'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날 주호영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주기환 비대위원이 윤 대통령 측근이라 윤심이 비대위에 반영된다는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 "비대위원 9분 중 1분이 '윤심'(尹心)을 반영한다고 한들 그게 뭐가 되겠느냐"고 밝혔다.
주 전 수사관 인선 배경에 대해선 "호남의 민심을 대변할 분을 찾다가 우리 당의 열세 지역인 광주에서 15.9%라는 역대 가장 많은 득표율을 기록한 점을 고려해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당히 고심한 지점이긴 하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호남) 대표성이 가장 큰 분을 빼는 것도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주 전 수사관 아들이 대통령실 6급 직원으로 채용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인 채용' 논란이 일어났던 것에 대해선 "대통령실이 답할 문제"라고 일축했다.
비대위 첫 회의는 오는 18일에 열릴 예정이다. 17일에는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법원에 제출한 '비대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지도부'는 이날 비대위 공식 출범과 함께 자동으로 해체 수순을 밟았다.
이 전 대표 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라 비대위 앞날이 결정될 예정이다. 만약 법원에서 가처분이 '인용'된다면 '주호영 비대위'는 첫 회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활동할 근거를 잃게 된다.
가처분이 '기각' 된다면 비대위는 예정대로 운영된다. 다만 지난 13일 기자회견 이후 언론 인터뷰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장외 여론전'을 펼치고 있는 이 전 대표를 상대해야 하는 것은 비대위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날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도대체 어디가 비상이었고 어디가 문제였고 누가 책임을 진겁니까"라며 "대통령과 원내대표가 만든 비상상황에 대해서 당 대표를 내치고 사태종결?"이라고 적으며 비대위 체제 전환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