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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리와인드㊻] ‘현재는 아름다워’ 하명희 작가의 ‘다채로운’ 멜로


입력 2022.08.18 08:25 수정 2022.08.18 16:22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사랑의 온도’·‘청춘기록’ 등 공감 유발하는 청춘들

‘현재는 아름다워’ 가족 이야기와 청춘 멜로의 적절한 조화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따뜻한 말 한마디’, ‘사랑의 온도’, ‘청춘기록’ 등 다양한 분위기의 멜로드라마로 시청자들을 만나던 하명희 작가가 ‘가족애’라는 보편적 정서를 다루는 주말드라마로 돌아왔다.


연애도 결혼도 기피하는 시대, 나이 꽉 찬 이가(家)네 삼 형제가 집안 어른들이 내건 아파트를 차지하기 위해 짝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KBS2 ‘현재는 아름다워’를 통해 가족 이야기는 물론,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분투를 현실적인 톤으로 담아내고 있다. 25% 내외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KBS 주말드라마의 명성을 잇고 있다.


◆ 부부 관계 고찰부터 청춘들의 분투까지, 늘 새로운 멜로


단막극을 비롯해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을 통해 부부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던 하 작가는 2012년 JTBC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를 통해 청춘들의 현실을 그려냈다. 각기 다른 네 커플이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을 그린 이 드라마에는 다양한 청춘들의 일상과 사랑 이야기가 담겼었다. 마냥 달달하고 애틋한 사랑이 아닌, 결혼을 준비하며 겪는 고민과 문제들을 디테일하게 녹여내며 새로운 결의 청춘 멜로를 선보였다.


‘따뜻한 말 한마디’를 통해서는 다양한 상처와 갈등, 문제들을 안고 사는 부부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두 부부의 갈등을 통해 복잡하고 또 미묘한 결혼생활의 현실을 그린 작품으로, 에너지 넘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아낸 전작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여줬다. 불륜 등을 소재로 삼으면서 자칫 막장드라마로 비칠 여지도 있었으나, 자극적 전개가 아닌 주인공들의 감정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공감을 유발했다.


‘닥터스’에서는 메디컬 장르 안에 멜로를 녹여냈다. 의사가 된 두 남녀가 여러 인간 군상을 만나며 성장하고, 동시에 애틋한 사랑을 시작하는 과정을 다뤄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후 ‘사랑의 온도’, ‘청춘기록’을 통해 청춘들의 사랑을 포착했다.


결혼을 앞둔 청춘, 결혼생활에 지친 부부, 그리고 의사까지. 매번 다른 관점에서 사랑을 바라보고, 관계를 고찰하는 하 작가의 시도들이 새로운 즐거움을 주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멜로도 새롭고, 다채로울 수 있다는 것을 하 작가가 직접 증명하고 있다.


주말드라마로 무대를 옮긴 하 작가는 ‘가족애’라는 모두가 공감할 법한 보편적 감정을 다루면서도 청춘멜로라는 자신의 장기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가족들을 위해 자신의 마음은 잠시 접어둔 현재(윤시윤 분)와 미래(배다빈 분)의 이야기부터 우여곡절 끝에 결혼식을 올린 윤재(오민석 분)와 해준(신동미 분)의 분투기 등 청춘들의 멜로를 동력 삼아 다채로운 이야기를 풀어내는 중이다.


◆ 달달한 사랑만?…하 작가가 더하는 ‘현실감’


하 작가의 멜로에서는 ‘공감’이 무기가 되곤 한다.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는 결혼을 앞둔 청춘, 수년째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부부라는 각기 다른 대상을 다루고 있지만, 그들이 마주한 고민과 불안감을 놓치지 않고 포착하면서 시청자들의 호평을 끌어냈었다.


최근 ‘사랑의 온도’, ‘청춘기록’에서도 지금 이 시대의 청춘들을 담아내려는 하 작가의 노력이 새로운 결의 멜로를 탄생케 했다. 온라인 채팅으로 시작해 현실에서 만나게 된 드라마 작가 지망생 ‘제인’과 프렌치 쉐프를 꿈꾸는 ‘착한 스프’의 로맨스를 다룬 ‘사랑의 온도’는 깊이 있는 관계로 나아가지 못하는 청춘들의 한 단면을 포착,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했다. 드라마 작가를 꿈꾸는 현수와 자신만의 요리를 하는 요리사가 되고픈 정선. 두 청춘들이 마주한 현실의 어려움도 놓치지 않고 담아내면서 더욱 깊은 몰입을 이끌기도 했다.


‘청춘기록’ 역시도 현실의 벽에 절망하지 않고 스스로 꿈과 사랑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통해 재미와 공감을 모두 선사했다. 배우 지망생 혜준(박보검 분)과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하(박소담 분)의 로맨스도 ‘청춘기록’의 메인 서사였지만, 그들이 자신의 목표를 어떻게 이뤄가는 지를 지켜보는 흥미도 한 축을 담당했었다. 좌절할 때도 있지만, 늘 당당하게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혜준과 정하의 모습이 기존의 청춘물과는 또 다른 쾌감을 느끼게 했었다.


‘현재는 아름다워’에서도 현재, 미래, 윤재 등 청춘들의 다양한 면면들이 이 드라마의 차별화를 담당하고 있다. 연애도, 결혼도 기피 하던 이들이 짝을 만나 함께 현실을 헤쳐나가는 과정이 흥미를 유발 중인 것. 이 과정에서 세대 간 갈등, 화합까지도 폭넓게 담아내면서 가족 드라마와 청춘멜로의 적절한 조화를 보여주고 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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