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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서 발목 잡힌 최정우…포스코 지주사 이전 갈등 재점화


입력 2022.08.22 06:00 수정 2022.08.20 01:43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범대위, 지지부진한 소재지 이전 협의에 시위 강도 높여

포항시 곳곳서 최 회장·포스코 비난 담은 현수막 가득

포스코홀딩스 "이미 결정된 일이니 믿어달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친환경·스마트 고로로 재탄생한 광양제철소 4고로에 화입(火入)을 하고 있다. ⓒ포스코

포스코 지주사 ‘포스코홀딩스’ 소재지를 포항으로 결정하면서 일단락됐던 포스코와 포항시민들 간 갈등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5개월 넘게 본사 이전에 대한 진척이 없자 시민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미적지근한 포스코 태도에 급기야 최정우 회장 퇴진 요구까지 나오면서 최 회장을 향한 비난의 화살도 쏟아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포항 지주사 설치 합의를 이끌어낸 포스코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조속한 합의이행 촉구 등을 위해 투쟁 수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달 혹은 다음 달 내로 포스코 본사 앞에서 3만여명이 모이는 '범시민 보고대회'를 열 계획이다.


범대위가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지난 8일부터다. 지난 3월 29일부터 시작된 상생협력 TF회의가 여섯 차례나 진행됐음에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해서다.


게다가 포스코홀딩스 측에서 TF 공동단장을 내놓지 않으면서, 포항시와도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포스코그룹은 포항지역 반발에 지난 2월 경북 포항시와 지주사 소재지를 2023년 3월까지 포항으로 이전하고 미래기술연구원 본원을 포항에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상생협력 TF도 구성해 월 1회 정기 회의를 원칙으로 삼고 사안에 따라 수시로 회의하기로 결정했다.


포항시는 지주사 포스코홀딩스 소재지를 둔 협의인 만큼 지주사 측에서 단장을 선정하라 요구했으나 포스코는 포항시 부시장, 포항제철소장, 포스코 경영지원본부장을 제안했다. 이에 포항시는 더 이상 협의가 무의미하다며 TF 회의를 잠정중단하기도 했다.


범대위 관계자는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로 단장을 선정하라고 계속 요청했는데도 무시하니 협의가 어떻게 진척될 수 있겠나"라며 "포항시가 회의를 중단해도 별 말도 없고 해결할 의지가 없는 것 뿐"이라고 지적했다.


포항시 곳곳에서도 최정우 회장과 포스코를 향한 분노가 들끓고 있다. 포항 시민단체들은 주요 교차로나 도로 곳곳에 합의서를 조속히 이행하라, 최정우 회장은 즉각 사퇴하라 등의 메시지를 담은 현수막을 내걸었다.


한 포항시민은 "책임 없는 협약서 한 장 써주면서 소나기를 피하고 나니 태도가 바뀌었다"며 "포항시민들 뒤통수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포스코

결국 최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거세지고 있다. 그룹 수장인 최 회장의 지시 하에 이와 같은 사태가 벌어졌으니, 책임이 전적으로 최 회장에게 있다는 주장이다.


범대위는 출근시간대에 포항시내 주요거점에서 최 회장 퇴진을 촉구하는 1인 릴레이 시위를 펼치고, 포항시민 150명과 함께 대통령 집무실과 포스코 센터 앞에서 최 회장 퇴진을 위한 상경 집회를 열었다.


포스코홀딩스는 억울하단 입장이다. 포스코홀딩스 소재지가 포항으로 이전하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화됐단 점에서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포항시와 합의하고 서약서까지 작성했는데 어떤 점에서 의구심을 갖는 지 모르겠다"며 "본사를 포항으로 옮기기 위해 TF도 꾸리고 매달 회의도 개최하고 있고 합의서를 계획대로 이행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토로했다.


TF 공동단장 문제에 대해서는 "본질적으로 보면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를 나눠 생각할 부분은 아니기에 TF 공동 단장이 어디 소속 사람인지가 중요한 지는 사실 모르겠다"며 "우리 입장에선 포항시와 한 약속이니 포항시가 속해 있는 임원분을 추천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재지를 이전하기로 결정한 것은 틀림 없으니 포항시와 계속 대화에 성실이 임하겠다"며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면서 이 사태가 원활하게 해결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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