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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쇼트 시네마②] 정가영 감독의 꿈은 이루어진다…'조인성을 좋아하세요'


입력 2022.08.26 08:54 수정 2022.08.26 08:54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왓챠, 러닝타임 19분

OTT를 통해 상업영화 뿐 아니라 독립, 단편작들을 과거보다 수월하게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생겼습니다. 그 중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부터 사회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메시지까지 짧고 굵게 존재감을 발휘하는 50분 이하의 영화들을 찾아 소개합니다.<편집자주>



정가영 감독의 '조인성을 좋아하세요'라는 제목부터 시선을 끈다. 내용은 간단하다. 영화 감독 정가영이 새 영화에 조인성을 캐스팅 하고 싶어 한다. 동료들과 영화 감독 선배에게 전화를 걸어 "나 조인성 캐스팅할까"라고 물어본다. 시나리오가 있냐고 물어오지만, 사실 시나리오 같은 건 아직 없다. 그래도 말은 해볼 수 있지 않은가.


그리고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여기저기 조인성과 영화를 찍고 싶다고 말한 보람이 있었다. 발신인은 바로 조인성. 평소에 정가영 감독의 영화를 재미있게 봤다며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먼제 제안한다. 지금 당장 시놉시스도 없는 정가영 감독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19분 동안 정가영 감독의 전화 통화로 극이 전개된다. 실제 정가영 감독이, 정가영 감독 역으로 출연해 영화를 시청하는 것이 아닌, 친구의 수다를 구경하는 느낌이다. 자신이 출연한 작품에서 제 이름을 달고 연기하며 하이퍼리얼리티를 추구하는 정가영 감독의 장기다.


다들 정가영 감독의 큰 꿈을 듣고는 웃어넘기지만 이내 '너 잘하잖아', '열심히 해봐'라고 응원해 준다. '내가 조인성이랑 영화를 찍을 수도 있지'라면서 너스레를 떠는 정가영 감독의 모습도 귀엽다.


극중 조인성의 통화 목소리는 실제 배우 조인성이다. 조인성과 통화하며 안절부절 못하지만, 그래도 우리의 정가영 감독은 미팅까지 따내는 기특함을 보인다. 영화의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조인성을 좋아하세요'라는 제목을 읽으며 멋대로 따라붙은 물음표는, 느낌표로 바뀐다. '조인성을 좋아하세요?' 아니 '조인성을 좋아하세요!'.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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