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파이널리그 티켓 걸린 로잔 다이아몬드리그 출격
직전 대회 당일에야 받았던 스파이크에도 완벽 적응
길들인 스파이크를 신은 ‘스마일 점퍼’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세계 최강 무타즈 에사 바심(31·카타르)을 넘을 수 있을까.
우상혁은 27일(한국시각) 오전 3시10분 스위스 로잔에서 펼쳐지는 2022 세계육상연맹 로잔 다이아몬드리그 남자 높이뛰기에 출전한다. 로잔 대회는 '국군체육부대 소속'으로 치르는 마지막 경기다. 지난해 3월 입대한 우상혁은 오는 9월 2일 전역한다.
전날 스위스육상연맹이 주최한 ‘어린이를 위한 육상 교실’ 행사에 참여한 우상혁은 이제 톱랭커들만 참가하는 파이널시리즈의 티켓이 걸린 실전만을 앞두고 있다.
다음달 8일 스위스 취리히서 막을 올리는 파이널시리즈 남자 높이뛰기에는 총 6명이 출전한다. 우상혁은 도하 대회(1위)와 모나코 대회(2위)만 출전하고도 15점을 챙겨 전체 4위를 달리고 있다.
6점만 추가하면 바심을 비롯해 도쿄올림픽 공동 금메달 장마르코 탬베리(30·이탈리아), 세계선수권 동메달 안드리 프로첸코(34·우크라이나) 등 다른 선수들 결과와 관계없이 파이널 진출 티켓을 손에 쥔다.
핵심 관전 포인트는 역시 라이벌이 된 바심과의 리턴매치다.
도쿄올림픽에서 바심이 금메달(237cm)을 목에 걸 때, 우상혁은 아름다운 4위(235cm)에 오르며 얼굴을 알렸다.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은 올해 5월 도하 다이아몬드리그에서는 우상혁이 바심을 밀어내고 정상에 섰다. 바심과의 맞대결 전적에서는 우상혁이 1승3패로 열세다. 최근 1년 사이에 바심을 이겨본 선수는 우상혁 뿐이다.
7월 세계선수권과 지난 11일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에서는 모두 바심에 밀려 2위에 만족했지만 바심과의 2강 구도는 확실하게 굳혔다.
생애 첫 ‘점프오프(연장전)’까지 치르며 모나코 다이아몬드리그를 마쳤던 우상혁은 경기 후 "정말 최선을 다했다. 새로 받은 스파이크를 신고 도전했는데 첫 시도는 괜찮았다. 더 적응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유의 웃음과 활력 넘치는 목소리로 다음 대회를 기약했다. 바심은 경기를 마친 뒤 축하 인사를 건네 온 우상혁에게 “마라톤 같은 긴 승부였다. 내 친구. 정말 지친다”며 긴장감 팽팽했던 승부를 돌아봤다.
바심도 인정할 만큼 세계 최정상급 높이뛰기 선수로 성장한 우상혁은 '짝발과 단신'이라는 신체적 한계까지 극복하며 새 역사를 써가고 있다. 직전 대회 당일 도착했던 새 스파이크에도 이제는 다 적응이 됐다. 길들여지지 않은 스파이크를 신고도 바심을 위협했던 우상혁이다. 긍정의 힘으로 악재들을 지워버린 우상혁에게 이제는 날아오를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