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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언급에 노래까지…'30% 반영' 대의원 투표에 최고위원 '배수진'


입력 2022.08.28 15:36 수정 2022.08.28 15:36        정도원기자 (united97@dailian.co.kr), 고수정 기자, 송오미 기자

순위·당락 바꿀수 있는 '마지막 카드'

정청래 "안 찍으면 정청래도 떨어져"

고민정 "'수박' 손가락질…숨막혀"

박찬대 "하늘이여 지켜주소서" 노래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인 서영교·정청래·박찬대·송갑석·고민정·고영인·장경태 의원(선수순. 동일 선수시 가나다순)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의 당락과 순위를 뒤바꿀 수 있는 '마지막 열쇠' 대의원 투표를 앞두고 최고위원 후보들이 "수박"을 언급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절박하게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민주당 전국대의원들은 28일 오후 전당대회가 열린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 모여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최고위원 후보 7인의 마지막 정견발표를 청취했다.


마지막 정견발표의 중요성은 차원이 다르다. 최고위원 후보들은 지금까지 한 달여간 전국 순회경선을 소화하며 연설을 해왔다. 그러나 사실 해당 권역의 권리당원 투표는 합동연설회 이전에 이미 끝난 뒤였다.


하지만 전당대회 당일은 당대표 후보 2인, 최고위원 후보 7인의 정견발표를 들은 뒤, 전국대의원들은 오후 3시부터 5시에 걸쳐 투표를 진행한다. 대의원 투표 결과는 전당대회에 30%의 비율로 반영된다. 순위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당락까지도 뒤바꿀 수 있는 '마지막 카드'다.


이같은 엄중함을 인식한 듯 최고위원 후보들은 연신 "도와달라" "한 표 찍어달라" "내 편이 돼달라"고 호소했다. 한 발 더 나아가 민주당 내에서 민감한 표현인 "수박"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모습까지 눈에 띄었다.


권리당원 투표 27.7%, 1차 국민여론조사 32.7%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정청래 의원은 "시작 전부터 '정청래는 다 됐으니 정청래는 안 찍어도 된다'는 말이 오늘까지 나를 괴롭힌다"며 "밥 안 먹는데 배부른 사람을 봤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정청래를 안 찍으면 정청래 떨어진다. 정청래를 찍어야 정청래 당선된다"며 "정청래에게 한 표를 주겠느냐. 정청래를 뽑아달라. 도와달라. 도와달라"고 외치며 연단을 내려갔다.


권리당원 투표 22.0%, 1차 국민여론조사 23.0%로 2위인 고민정 의원은 "숨이 막힌다. 모두가 대세를 따를 때 왜 나는 그 길을 선택하지 않았는지 지난밤 밤새도록 생각했다"며 "다양한 목소리를 허용하지 않으려는 당내의 숨막힘을 부수고 싶었다"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나를 지지한다는 말은 왜 귓속말로 속삭여야 하느냐. 당당해지자"며 "'수박'이라 손가락질 당하는 게 두려워 눈을 질끈 감는 당원과 국민들에게 눈을 뜨고 앞을 바라보자고 흔들어깨우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리당원 투표 13.1%, 1차 국민여론조사 10.1%인 박찬대 의원은 "키큰 나무숲 걷다보니 내 키가 커졌지. 가슴 아픈 이들과 함께 하니 가슴이 떨려왔지"라는 박노해 시인의 시를 인용하면서 "이번 전당대회는 정치인생에서 한 단계 성장한 소중한 기회였다"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돌연 "하늘이시여, 도와주소서"라며 "하늘이시여, 지켜주소서, 우리가 반드시 그 뜻을 이룰 수 있도록"이라는 뮤지컬 '영웅'의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연설을 끝맺었다.


장경태 "이재명 곁에서 강한 민주당"
서영교 "노무현이 '정치를 하라' 했다"
송갑석 "내 지도부 진입 마지막 과제"
고영인 "전진하라 박수 한 번 쳐달라"


권리당원 투표 12.4%, 1차 국민여론조사 13.5%인 장경태 의원은 "정치검찰과 수구언론이 모두 한 사람만 공격하고 있는데, 우리 당원 동지들은 뭘해야 하느냐"며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자 후보인 동지를 지키는 게 우리 당 동지들의 의무이자 책임이라 생각하는데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나아가 "우리는 하나다. 우리는 동지다"며 "우리는 지금 이재명 후보 곁에서 강한 야당, 이기는 민주당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리당원 투표 11.6%, 1차 국민여론조사 12.6%인 서영교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 청와대에서 춘추관장을 했다"며 "노 대통령이 퇴임하는 날 봉하마을에서 '서영교 당신 같은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한다'고 하셔서 정치인이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원들이 '서영교 당신처럼 야무진 정치인이 최고위원이 돼서 민주당에 승리를 가져오라'고 하셔서 서영교가 최고위원에 출마했다"며 "나 서영교에게 소중한 한 표를 주겠느냐. 내게 힘을 모아주겠느냐"고 호소했다.


권리당원 투표 9.1%, 1차 국민여론조사 5.8%인 송갑석 의원은 "나의 지도부 진입 여부가 이번 전당대회의 마지막이자 유일한 과제"라며 "송갑석의 도전은 이번에도 험난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대의원 동지 여러분들이 이 송갑석의 계파가 돼달라"며 "어떠한 편견, 선입견도 없이 옳은 것은 옳다, 그른 것은 그르다 하는 단 한 명의 최고위원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외쳤다.


고영인 의원은 "대의원 동지들이 '직접 만나보니 인상도 좋고 실력도 있고 훌륭한데, 왜 고전을 면치 못하느냐'고 안타까워하더라"며 "민심과 당심의 균형추 역할을 해서 반드시 승리하는 정당을 만들겠다는 고영인에게 당당하게 전진하라고 큰 박수 한 번 보내달라"고 말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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