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츠 수 최대 2배↑전망
기초자산별 수익률 차별화 주목
해외 부동산을 자산으로 하는 글로벌 리츠(REITs)의 상장이 쏟아질 예정이다. 금리 상승으로 인한 국내 분양 경기 저하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리츠의 매력이 줄자 해외 영업으로 발을 넓히려는 업계의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4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신탁은 해외 부동산을 주요 자산으로 하는 상장 리츠 설립을 준비 중이다. 현재 편입 가능한 딜 파이프라인을 알아보는 등 상장을 위한 초기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KB자산운용과 신한리츠운용이 글로벌 리츠 상장 소식을 알린 가운데 업계 1위 부동산신탁사까지 시장에 참여하며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KB자산운용은 내달 ‘KB스타리츠’를 상장시킨다. 이 리츠는 프라임 오피스를 기초자산으로 벨기에 노스갤럭시타워와 영국 삼성유럽 헤드쿼터(HQ)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자신들의 첫 리츠를 글로벌 리츠로 준비한 것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과 자산의 안정성이 크게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임현규 KB운용 리츠운용본부장은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금리가 올라가면서 배당수익 저하에 대한 우려가 있으나 인플레이션 헤지가 가능한 자산을 기초로 상장했다”며 “물가가 상승하면 임대료도 올라가는 구조라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배당수익이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한리츠운용도 회사 최초의 글로벌 리츠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해당 리츠는 북미 지역의 400개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며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운용하는 펀드의 지분을 사는 재간접 구조로 설계됐다.
현재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글로벌 리츠가 단 3곳(제이알글로벌리츠·미래에셋글로벌리츠·마스턴프리미어리츠)에 불과하다. 상장을 준비중인 글로벌 리츠들이 속도를 낸다면 연말 내 수적 규모는 두 배로 불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리츠의 연이은 상장 시도에 대해 국내 부동산 경기가 비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고 봤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급격한 금리 상승에 따른 부동산 투자심리 위축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용 부담 확대 등 부동산신탁사의 거시환경이 비우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신규 수주실적 감소, 기수주 사업장의 분양 및 시공리스크 대두 가능성 등 사업 전방위적으로 위험이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 리츠 역시 상황이 녹록치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8월 넷째 주 글로벌 리츠 지수의 총 수익률은 -3.29%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높은 기준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시장 기대감이 차단되고 있는 모양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한국·호주·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 주택시장이 조정 국면에 진입해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는 경계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며 “미국도 상업용 부동산은 여전히 호황이지만 주택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시장 불안정성 지속 전망에 따라 기초자산 별 수익률 차도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리츠를 설계하는 운용사나 인플레 헤지를 노리는 투자자나 고려할 점이 많아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홍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미국 리츠 섹터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면서도 “모기지, 스토리지, 헬스케어, 특수형 리츠는 전체 지수 대비 아웃퍼폼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