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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영화 뷰] 9월 말, 신작들 '또' 몰려온다…여름 성수기 이어 2차 출혈전 우려


입력 2022.09.05 10:51 수정 2022.09.05 10:52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늑대사냥'·'정직한 후보2'·'인생은 아름다워'·'컴백홈', 일주일 간격으로 개봉

관객들 관람 패턴 변화…초반 입소문이 관건

9월 말, 한국 신작들이 다시 한번 몰려온다. 여름 성수기 시즌, 천만 영화 탄생과 관객 수 회복에 자신감을 얻어 연이어 출격했던 대작들이 뼈 아픈 흥행 성적표를 받은 지 한 달이 채 지나지도 않은 시점이다. 준비했던 영화이기에 당연히 관객들과 만나야 하지만, 관객들이 영화를 선택하는 기준이 확연히 바뀐 상황이라 이번에도 흥행을 예상하기 쉽지 않다. 영화들의 이 같은 선택은 한 달 전과 다른 그림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공모자들', '반드시 잡는다', '변신' 등을 연출한 김홍선 감독이 서인국과 장동윤을 앞세운 '늑대사냥'으로 9월 21일 관객들과 만난다. '늑대사냥'은 범죄자들을 태평양에서 한국까지 이송해야 하는 과정에서, 캐릭터들이 지금껏 보지 못한 극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하드보일드 서바이벌 액션작이다.


서인국과 장동윤이 극악무도한 범죄자를 맡아 이미지 변신과 액션에 도전한 작품으로 개봉 전부터 토론토 국제 영화제, 미국 판타스틱 페스트, 프랑스 에트랑제 영화제, 스페인 산세바스티안 호러판타지 영화제, 시체스 국제판타스틱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로부터 초청을 받으며 예열 중이다.


28일에는 라미란 주연의 '정직한 후보2'와 류승룡, 염정아 주연의 '인생은 아름다워'가 동시에 출격한다. '정직한 후보2'는 2020년 개봉한 '정직한 후보'의 속편으로 라미란이 이 작품으로 그 해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팬데믹 초반이었지만 153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손익분기점을 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범죄도시2', '마녀2', '탑건: 매버릭', '한산: 용의 출현' 등 속편들이 관객들의 안정적인 선택지로 흥행에 성공하고 있어 '정직한 후보2' 이 공식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사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국가 부도의 날', '스플릿'을 연출한 최국희 감독과 완벽한 타인', '극한직업'의 배세영 작가가 각본을 쓴 뮤지컬 영화다. 생일 선물로 첫사랑을 찾아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한 아내 세연 역은 염정아, 아내와 함께 전국을 누비며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게 된 남편 진봉 역을 류승룡이 맡았다.


국내 음악 영화들이 성공한 사례가 많지 않으나, '인생은 아름다워'는 내부적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완성도 역시 높아 관계자들 사이에서 기대작으로 불리는 작품이다.


일주일 뒤인 10월 5일에는 송새벽, 라미란, 이범수 주연의 '컴백홈'이 곧바로 개봉한다. '컴백홈'은 무명 개그맨 기세가 15년 만에 돌아온 고향에서 조폭 두목 자리를 상속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라미란은 일주일 사이에 신작 두 편을 내놓게 됐다.


"'공조2' 피하고 10월 개천절·한글날 특수 노리지만..."


'정직한 후보2'를 제외한 '늑대사냥', '인생은 아름다워', '컴백홈'은 모두 일정을 한 차례 조정한 바 있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지난해 12월 개봉 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었다. '늑대사냥'은 당초 9월 28일, '컴백홈'은 9월 21일로 개봉일을 선점했다. 하지만 '늑대사냥'은 '정직한 후보2', '인생은 아름다워'와의 맞대결을 피하기 위해 일주일 전으로, '컴백홈'은 9월 굵직한 영화들이 몰려들자 10월로 변경했다.


개봉일을 이처럼 잡은 더 깊은 속 사정은 이렇다. 추석 연휴에 개봉하는 '공조2: 인터내셔날'과의 경쟁을 최대한 피하는 동시에 추석 이후 10월 3일 개천절, 10월 9일 한글날 대체 휴무 등 주말에 연휴 특수를 가져가겠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모두 같은 생각으로 계산기를 두들겼다는 게 문제다. 결국 3주 연속 일주일 간격으로 개봉하게 됐다.


이에 '외계+인', '한산: 용의 출현', '비상선언', '헌터'가 일주일 간격으로 개봉했던 여름 성수기 시즌의 악몽을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과거 편하게 영화를 선택하던 관객들은 티켓값이 오르고 OTT 시청이 일상화되자, 티켓값의 가치와 재미를 이전보다 따지기 시작했다. 추석 연휴에 '공조2: 인터내셔날' 한 편만 개봉하는 이례적인 현상도 달라진 관객들의 소비 패턴에 배급 전략을 재정비하기 위해서다.


액션 서바이벌, 뮤지컬, 코미디 등 각기 다른 장르의 영화지만 이제 관객들은 이 모든 영화들을 모두 극장에서 볼 여유와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 않다. 재미있는 한 편만 골라서 보겠다는 경향이 짙어지며 초반 어떤 작품이 입소문을 선점하느냐가 네 작품의 흥행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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