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6일부터 은행 업무 올스톱
임금인상률 6.1% vs 1.4% ‘평행선’
귀족 노조 집단 이기주의 지적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가 예정대로 이번주 총파업에 돌입한다. 10만명 규모의 금융노조 조합원이 업무 전면 중단에 돌입할 경우 일부 영업 차질이 불가피하다. 금융노조가 총파업을 하는 것은 2016년 9월 이후 약 6년 만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오는 16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했다. 금융노조는 금융소비자를 대상으로 은행 영업 중단 안내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노조는 노사 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 끝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지난달 19일 조합원 9만777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93.4%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다.
앞서 금융노조는 대정부・사측을 상대로 ▲주 36시간 근무(4.5일제 실시) ▲올해 임금 6.1% 인상 ▲점포 폐쇄 중단 ▲공공기관 혁신안 폐기 ▲산업은행 지방 이전 반대 ▲일반 정규직과 저임금직군의 임금격차 해소 ▲정년연장・임금피크제 개선 등의 34개 개정안을 요구했다. 그러나 사측은 난색을 표하며 협상은 진전이 없다. 사측이 제시한 임금인상률은 1.4%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쟁의행위 찬반 투표 다음날 간담회를 열고 “금융노조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의거한 합법적인 쟁의권을 득했다”며 “이번 투표 결과는 팬데믹 기간 동안 2%초반의 낮은 임금인상률을 감내한 금융노동자들에게, 올해 6%가 넘는 물가상승률에도 불구하고 1%대 임금인상률을 고집해 ‘실질임금을 삭감’하겠다는 ‘금융사용자’들에 대한 분노가 표출된 결과”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금융노조는 총파업에 앞서 지난달 23일 서울(광화문 세종대로사거리)과 25일 대구(한국부동산원 앞), 이달 1일 부산(국제금융센터 광장)에서 총파업결의대회를 갖은 바 있다. 현재 노조에는 시중은행과 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의 노조원 약 10만명이 소속돼 있다.
다만 은행 업무의 70% 이상이 비대면으로도 진행되는 만큼 실제 혼란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하더라도 금융노조의 이같은 결단이 소비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지는 미지수다. 여론은 ‘평균 연봉 1억’을 받는 은행원들의 파업에 대해 따가운 눈총을 보내는 분위기다. 최근 잇따른 횡령사건, 이상 외환거래 등 자체 단속이 시급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연장된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부터가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기존 영업시간은 오전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였으나 팬데믹 이후 9시 30분~오후 3시30분으로 단축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도 은행 영업시간 정상화는 교섭을 통해서만 조정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관건은 실제 파업률이다. 2016년 총파업 당시 95.7%라는 압도적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됐지만, 실제 파업 참가 인원은 15% 수준에 그쳤다. 이중 주요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파업 참가율은 2.8%에 불과, 우려했던 은행 창구 마비와 같은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번 파업도 여론이 부정적인 만큼 노조원들의 파업률이 저조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극적으로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도 아직 배제할 수 없다. 금융노조는 지난해에도 총파업을 가결했으나, 노사가 임금인상률을 높이는것으로 합의하면서 실제 파업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