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뱅 51%·카뱅 32% 감소
"수익구조 차별화 고민해야"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이자가 아닌 다른 사업으로 벌어들인 돈이 점점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예금과 대출금리의 차이인 예대마진으로 돈을 버는 시중은행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사업 경향이 짙어지면서 혁신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케이·토스뱅크의 올해 상반기 비이자이익(순수수료손익)은 37억원 손실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41억원 감소하며 적자 전환했다.
은행별로 보면 카카오뱅크의 올해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170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2.3% 줄었다. 케이뱅크의 비이자이익 역시 41억원으로 51.8% 감소했다. 토스뱅크의 비이자손실은 248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반면 금리 상승에 따라 인터넷은행의 예대마진, 즉 이자로 벌어들인 이익은 크게 늘었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상반기 순이자손익(이자이익)은 4179억원으로 54.1% 증가했다. 케이뱅크의 이자이익 역시 1721억원으로, 토스뱅크도 260억원으로 각각 142.7%와 12900.0% 증가했다.
인터넷은행의 수익 포트폴리오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파이는 이미 절대적인 수준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올해 상반기 영업수익 중 이자수익 비중이 79%에 달했다. 체크카드, 펌뱅킹 등 수수료로 얻는 수익이 14%, 증권계좌개설, 연계대출, 신용카드, 광고 등으로 얻는 플랫폼 수익이 7%다.
이 때문에 기존 은행의 한계를 넘어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인터넷은행의 수익 구조도 결국 예대마진 사업에 매몰돼 혁신과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은행의 비이자이익도 20~30%에 그치는 실정이다. 지난해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영업수익 중 비이자부문 비중은 각각 27%, 30%였다. 2019년 국내 은행권 전체 이익 중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86.2%으로, 비이자이익은 13.8%에 그쳤다.
이런 수익 구조는 경기대응력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경기가 좋을 때는 예대마진 수익을 많이 거둘 수 있지만, 경기가 나빠지고 과잉경쟁과 저금리 상황이 겹치면 예대마진이 줄어들 때 대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다른 해외 은행의 비이자이익 비중은 우리나라 은행보다 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미국 웰스파고 은행은 비이자이익이 총이익 중 44.5%를 차지한다. 미국의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씨티은행은 각각 46.4%, 36.3%를, 영국의 HSBC은행은 49.9%를 차지한다. 일본의 인터넷 전문은행인 SBI스미신넷뱅크와 소니 뱅크도 2018년 말 기준 비이자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 39.7%, 39.6%에 달한다.
은행권 혁신을 주도하는 인터넷은행이 업종의 한계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애초 은행권 '메기'로 탄생한 인터넷은행은 영업채널, 상품 외에도 수익구조에서 차별화를 보여줘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손쉽게 이자를 버는 오래된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분야에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은 의사소통과 변화가 유연한 인터넷은행이 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펀드나 보험 판매, 환전·복권·수표·외화송금 등 서비스 품목을 늘려 수수료 수입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