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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라는 생각 들지 않게"…'약자 행보' 지속 尹대통령, 자립준비청년들 만나


입력 2022.09.13 15:56 수정 2022.09.13 15:56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추석 연휴 이후 첫 일정으로 '약자 행보' 계속

"부모 심정으로 청년들 챙기길" 주문했던 尹

"경제 아무리 어려워도 쓸 돈은 쓰며 노력할 것

어려운 분들 살피는 '약자 복지'가 尹정부 복지"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충남 아산 충남자립지원전담기관인 희망디딤돌 충남센터에서 열린 자립준비청년 간담회를 마친 후 자립준비청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연휴 이후 첫 일정으로 자립준비청년들을 만나며 최근 집중했던 '약자 복지' 행보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13일 오전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충남자립지원전담기관을 방문해 자립준비 청년들의 처우를 살피고, 간담회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이번 일정은 윤 대통령이 직접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던 보육원 시설 보호기간 종료 청년들의 잇따른 극단적 선택과 관련, 이들의 상황을 직접 점검하기 위해 계획됐다.


윤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국가의 책임과 관심을 강조했고, "부모의 심정으로 자립준비청년들의 학업, 취업, 주거 등을 챙길 것"이라 주문한 바 있다.


이날 윤 대통령이 방문한 충남자립지원전담기관은 삼성전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의 협력을 통해 자립준비청년에게 주거공간인 자립생활관을 제공하고 생활 및 진로 등을 지원하는 '희망 디딤돌' 사업을 수행 중인 민-관 협력의 대표적 모범사례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올해 11월 전남, 내년 12월 충북에 추가 센터를 설립해 안정적인 주거환경 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임직원들과 자립준비청년을 1대1로 매칭해 멘토링을 실시하는 등 진로·일상생활·취업을 위한 포괄적인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이날 윤 대통령과 함께 일정에 동행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충남 아산 충남자립지원전담기관인 희망디딤돌 충남센터에서 열린 자립준비청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현장 도착 후 생활관을 둘러본 윤 대통령은 이어 4명의 청년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월드푸드챔피언십 제과경연에서 금상을 탔던 것으로 알려진 한 청년이 윤 대통령에게 여러 종류의 빵을 선물하자 윤 대통령이 "감사히 먹겠다"며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은 자립준비청년들이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국가가 청년들을 보듬고 돕겠다는 의지를 거듭 표명했다.


모두발언에서 윤 대통령은 "저는 사실 자립준비청년들의 문제점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작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자립준비청년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어 들어보니 국가가 이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고 너무 내팽개쳐져 있다는 것을 느꼈다"라며 "이 부분에 대해 내가 당선되면 관심을 가지고 잘 살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돌아봤다.


윤 대통령은 또 "여기에 와서 보니 이렇게 기업에서 좋은 일을 하고 계시고, 종교단체와 학교에서도 관심을 갖고 애써 주시는 것을 보고 정부의 대표자로서 부끄러운 마음"이라며 "민간에서 잘해 주시는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정부도 아무리 경제 여건이 어려워 긴축 재정을 한다 하더라도 이런 부분에 대해 쓸 돈은 써가면서 우리 청년들의 미래 준비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충남 아산 충남자립지원전담기관인 희망디딤돌 충남센터에서 열린 자립준비청년 간담회에 앞서 자립생활관을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

청년들은 윤 대통령을 향해 각자의 사정을 털어놓으며, 직접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는 실질적인 정책지원 방안에 대해 건의했다.


자립준비청년 A 씨는 "대학 고학년 때 실습을 나가느라 아르바이트를 할 수 없었는데, 자립수당이 나온 덕분에 대학을 졸업할 수 있었다"며 "자립준비청년들 사이에선 '자립은 치열한 정보 싸움'이라는 말이 있다. 집을 구하고, 일자리를 찾는 등 자립 준비 과정에서 다양한 정보가 제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 씨는 "시설에 살아도 각자 꿈이 있는데, 적성과 무관한 곳에 일자리를 소개해줘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며 "민간기업에서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취업 연계 인턴십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또다른 청년 C씨는 "사회생활을 하다가 자립준비청년이라고 밝히면 주변의 시선이 달라지는 것을 느낀다"며 "그때마다 심리적으로 위축된다. 후배들은 이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에 앞장서달라"고 호소했다.


간담회에 배석한 김봉술 한국종교계사회복지협의회장은 "자립준비청년에게 집도 필요하고, 수당도 있어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인생 멘토"라며 "일시적인 멘토가 아니라 인생 전 과정에서 도와줄 가족 같은 멘토를 연결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또한 "지원기관과 연락이 되지 않는 자립준비청년의 비율이 시도별로 10~40%인데,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이들을 찾아내 지원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자립준비청년을 지원하는 전담요원들에 대한 처우개선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충남 아산 충남자립지원전담기관인 희망디딤돌 충남센터에서 열린 자립준비청년 간담회를 마친 후 센터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청년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한 윤 대통령은 "자립준비청년들에 대한 지원은 단순히 재정적으로 돕는 차원을 넘어 우리 미래를 위한 의무이자 배려다. 전보다 더욱과감한 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어렵고 힘들지만 결집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분들을 살피는 '약자 복지'가 윤석열 정부의 복지 기조"라 말했다.


윤 대통령은 "표를 얻는 복지가 아니라 표와 관계없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약자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는 복지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은 자립준비청년들을 향해 "여기 오기까지 많이 애쓰고 고생했다"며 "지금까지 보여준 용기와 투지를 정부가 더 살려드릴수 있도록 우리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거듭 격려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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