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 브리핑…동시 유행 대비 태세 갖춰야
"8월 말부터 증가 시작한 독감 사례 앞으로 더 커질 것"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 포함 고위험군, 독감 백신 맞아야”
6개월~13세·65세 이상…독감 백신 무료접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장 이후 잠잠했던 독감 사례가 올해 다시 증가하고 있어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 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은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독감 유행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기석 단장은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유행을 ‘트윈데믹’으로 통칭하는 것이 의학적으로 적절하지는 않다면서도 두 감염병의 동시 유행 가능성이 큰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가 유입 초기인 2020년 2월 이후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이 강화되고 국제 이동이 줄어들면서 국내 독감 발생 감소세는 올 상반기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달 말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독감 사례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할 가능성이 대두됐다.
정기석 단장은 “(독감 발생이) 상당히 많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또한 “독감과 코로나19의 전형적인 증상은 서로 다르다. 독감은 갑자기 열, 몸살, 두통 등이 시작하는 독특한 증상을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모든 독감과 코로나19가 전형적인 증상을 보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검사를 통해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정기석 단장은 독감과 코로나19 모두 신속항원검사가 보편적으로 시행 중이고, 시간은 더 오래 걸리지만 유전자증폭(PCR) 검사로 독감이나 코로나19를 더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감영병 모두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 국내에선 올해 유행이 예상되는 4가지 독감 바이러스를 넣은 4가 백신을 활용해 6개월~13세,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독감 백신 무료접종을 시행한다.
정기석 단장은 “코로나19 백신에서 보듯 독감 백신도 100% 예방은 없다. 백신을 맞고 독감에 걸리는 사람들도 아주 많다”면서도 “백신은 질병 예방뿐 아니라 중증과 사망을 낮추는 의미에서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을 포함한 고위험군은 독감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코로나19의 팍스로비드, 라게브리오처럼 독감도 타미플루, 발록사비르 등 치료제가 있어 관리할 수 있다고 정기석 단장은 말했다.
정기석 단장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고, 신속항원검사로 언제든지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고, 치료제가 있는 만큼 거의 완벽하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갖췄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재 30% 정도인 코로나19 먹는치료제 처방률을 더 끌어올리고, 진료체계를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기석 단장은 “독감 진료체계는 우리나라만큼 잘 돼 있는 나라가 없다. 병의원 3곳 중 1곳은 코로나19를 대면진료할 수 있는 원스톱진료기관”이라면서도 “그러나 코로나19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경우 독감 환자들과 동시에 감당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