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 0.008%에도 수차례 성공
허위비용 청구·반복 가입 등 다양
골프 인구가 늘면서 홀인원 보험을 이용한 보험사기 의심 사례가 다수 확인돼 금융당국이 경찰청과 공조 수사에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홀인원 보험사기 의심 사례는 총 319건으로 혐의자는 168명이라고 27일 밝혔다. 편취 금액도 10억원에 달한다.
홀인원은 단 한번의 샷으로 골프공을 홀컵에 집어 넣는 것을 의미하며 대개 성공한 사람은 '축하턱'을 내는 관행이 있다. 최근 골프 인구가 크게 늘면서 보험·카드사는 축하비용을 보장하는 홀인원 보험을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상해보험 등에 홀인원 보험을 특약으로 넣어 판매하거나,VIP카드 계약자에게 보험을 무료로 가입시켜주는 경우다.
아마추어 골퍼 기준 홀인원에 성공할 확률은 0.008%이며, 이는일주일에 한번 라운딩에 나갈 경우 약 57년이 걸리는 확률이다.
금감원은 일반인의 홀인원 성공 가능성은 매우 희박함에도 불구하고, 단기간에 여러 차례 홀인원을 성공하거나, 허위의 홀인원 비용 영수증을 제출하는 등 보험사기 의심 건을 다수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수법은 ▲허위비용 청구 ▲보험 반복 가입으로 보험금 수령 ▲설계사 주도 보험금 편취 등 다양했다.
보험에서 보장하는 손해는 홀인원 성공 후 계약자가 실제 지출한 비용 등에 한정되지만 혐의자들은 보험사에 실제 지출하지 않거나, 타인이 지출한 비용을 청구하는 등의 수법으로 보험금 편취했다.
또 홀인원 보험을 반복적으로 가입하고 해지하는 방법으로 단기간 내 여러 차례 홀인원 보험금을 수령했다.
같은 설계사가 모집한 계약자들이 라운딩에 나가고 설계사와 계약자가 동반 라운딩을 하면서 순차적으로 보험금을 수령한 사례도 있었다.
금감원은 홀인원 횟수, 보험금 수령액이 과도한 자, 설계사 주도의 보험사기 의심자 등을 조사대상자로 우선 선정한 후 허위 비용 청구 등이 의심되는 혐의자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수사의뢰했다.
경찰청 국수본은 금감원이 수사 의뢰한 홀인원 보험사기 사건을 접수 및 분석 후 각 시도청에서 입건 전 조사하도록 조치했다. 수사결과는 금감원과 공유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찰청과 수사 과정에서도 허위 비용 청구 등 구체적인 혐의 입증을 위해 적극적으로 공조할 예정"이라며 "계약자가 캐디 등과 공모하여 보험사에 허위로 발급받은 홀인원 증명서를 제출하거나, 실제 지출하지 않은 비용을 청구하는 행위는 보험사기이므로 유의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