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긴급 간담회서 증시 안정화 대책·역할 점검
“자사주 취득 한도 확대·연장 조치 적극 활용해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가 최근 악화된 시장 상황 속 유관기관별 역할을 점검하기 위한 간담회를 12일 긴급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한국거래소 등은 주가 하락세를 악용한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고 투자심리 안정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거래소와 금투협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옥에서 증권시장 현안 논의를 위한 간담회를 공동으로 진행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과 나재철 금투협 회장, 정구용 상장사협회의 회장, 강왕락 코스닥협회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손병두 거래소 이사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추가긴축 우려와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빅스텝(한번에 0.5%p 금리인상) 단행 등 우리 증시를 둘러싼 녹록치 않은 대내외 환경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고 우려하면서 최근 과매도 추세 완화를 위한 기관투자자의 적극적 역할을 협회에 요청했다.
손 이사장은 특히 “최근 주가 하락세를 악용한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고 불법 공매도 등 불공정거래 의심거래는 신속하게 적발해 관계기관 통보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거래소는 정부의 자사주 취득 한도 확대 및 연장 조치를 상장회사들이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금융당국은 시장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앞서 7월 시행한 자사주 취득 한도 확대 등을 연말까지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상장기업의 하루 자사주 취득 수량 한도를 취득신고 주식 전체로 완화한 방안은 3개월 연장된다.
증안펀드 투입과 관련해 필요한 준비 조치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손 이사장은 언급했다.
나재철 금투협회장은 “협회는 장기투자 활성화 등 중장기 수급안정 과제들이 조속히 실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건의해 나갈 계획”이라며 “우리 증시의 받침대 역할을 하는 기관투자자들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증시 수급의 중심축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협회 차원에서 필요한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금투협은 시장동향 점검 및 신속한 대응을 위해 업계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운영해 시장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나 회장은 증권사 리서치센터와 연계해 정확하고 객관적인 정보를 시장에 제공하는 등 불안심리 확산방지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구용 상장협 회장은 “최근 환율 급등은 급격한 외국인 자본 유출과 투자심리 위축을 초래하고 있는 반면, 지정학적 위험을 고려하더라도 한국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상장협은 기업들이 투자 지속가능성을 해치치 않는 범위 내에서 자사주 매입을 확대하고 배당률을 제고하는 등 주주환원에 적극적으로 임하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왕락 코스닥협회 부회장도 “주식시장 변동성이 지속 확대됨에 따라 배당확대 등 주주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주주환원 정책을 상장법인들에게 장려하는 등 투자자의 투자심리 안정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겠다”고 했다.
이날 시장 전문가로 참석한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은 현재 코스피가 상장사 순자산가치 보다도 낮은 수준에서 거래(PBR 0.8배 수준)될 정도로 저평가 돼 있다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투자자들에게 “현재의 낮은 가격에 매도하지 않고 시장 상황을 관망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레버리지 투자를 통해 손실을 일거에 만회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자제해야 하나, 최근의 주가 레벨은 공포를 견뎌내며 주식을 보유해야 할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박종훈 SC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현 시장은 연준의 정책 변화가 초래할 경제지표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당분간은 하락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연준의 스탠스 변화에 따라 상승세도 가파를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