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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입가경 반도체 경쟁...'EUV 장비 확보'가 관건


입력 2022.10.24 06:00 수정 2022.10.24 06:00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초미세 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하이 NA EUV'

몸값 높아도 "없어서 못 구해"

2025년 기점, 업계 순위 가르는 기준 될 것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두번째)이 지난 2020년 10월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극자외선(EUV)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최첨단 반도체 공정 경쟁이 가열되면서, 업계는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확보하기 위한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초미세공정 반도체 기술 확보에 이어 장비 확보가 향후 글로벌 반도체 업계 순위를 가르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세한 회로 구현에 필요한 '하이(High) NA'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ASML에 발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EUV 노광장비는 7나노미터(nm, 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 반도체 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장비로 전 세계에서 ASML에서만 독점 생산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에 업계에서 앞다퉈 발주한 '하이(High) NA' EUV 장비의 경우, 기존 장비에 비해 렌즈 해상력을 높여 미세한 반도체 회로를 구현할 수 있는 장비다. 2나노미터 공정을 위해선 해당 장비가 필수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기존 장비 가격 한 대가 약 2200억원이라면 하이 NA EUV 장비는 두 배 이상인 5000억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UV 장비는 가격은 비싸지만, 초미세 공정에 필수적인 장비에다가 한 해 생산량이 제한돼 있어 업체들은 '없어서 못 구하는' 실정이다. 연간 생산 물량이 40대 남짓으로 알려져있다. 이에 EUV장비의 리드타임(주문 이후 인도받을때 까지의 시간)은 보통 1년 6개월 정도다.


이렇게 구하기 어려운 EUV 장비 확보에 반도체 기업들이 왜 이토록 사활을 걸까. 현재로선 초소형·저전력·고성능 반도체 칩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어서다. 반도체는 크기가 작을수록 전력 효율이 높고, 원재료 웨이퍼 하나로 더 많은 양의 칩 생산이 가능해 경제적이다.


EUV 장비는 전기 회로를 미세하게 그릴 수 있어 이처럼 칩 사이즈를 줄이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이에 미국 인텔과 대만 TSMC 역시 장비 확보에 줄을 서고 있다. 인텔과 TSMC는 국내 업체보다 앞서 올해 상반기 ASML에 발주를 넣은 상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시장 주도권을 쥐려면 장비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세계 최초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선언한 데 이어 내년 3나노 2세대 공정,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미세공정 반도체 양산 계획을 밝힌 상태다.


계획대로 반도체 생산이 이뤄지려면 '하이 NA' EUV 장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장비를 제때 받지 못할 경우 초미세공정 경쟁에서 뒤로 밀릴 수 있다. 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6월 장비 공급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직접 네덜란드로 날아가 ASML을 방문한 바 있다.


현재 EUV 장비는 대만 TSMC가 100대 이상, 삼성전자가 수십대, SK하이닉스가 2대 정도를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SML의 기존 EUV 장비 고객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텔, TSMC, 마이크론 등이 있다.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이 대부분 ASML 하이 NA EUV 장비 발주를 내면서 대량 양산이 시작되는 2025년부터 치열한 전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베닝크 ASML CEO 등 주요 경영진은 다음달 한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회동 여부에 쏠리고 있다. ASML의 대형 고객사 중 하나가 삼성전자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지난 6월 유럽 출장 이전인 2019년, 2020년에도 베닝크 CEO를 만난 적이 있지 않느냐. 지속해서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왔고 2027년 1.4나노 공정 목표를 밝힌 만큼 삼성 반도체 초격차 기술 선점을 위해서 지속적으로 ASML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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