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구속으로 사법리스크 현실화
진중권 "포스트 이재명 빠를수록 좋아"
민주당서도 '李 지키기' 단일대오 균열
김해영 "그만하면 됐다"…첫 사퇴 촉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김용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 구속된 가운데, 정치권 안팎에서 '포스트 이재명 체제'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국수호'로 문재인 정권이 흔들렸던 것처럼, '이재명 지키기'에 당력을 집중할 경우 민주당도 함께 몰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재명 손절론'은 그간 주로 여권에서 나왔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22일 브리핑을 통해 "높이 쌓았던 거짓의 둑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정치보복이라는 호미로도, 특검이라는 가래로도 더 이상 막을 수 없다"며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와 함께 맨몸으로 사법리스크의 용광로에 뛰어들지 말고 민생으로 돌아오라"고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도 "여의도 정가에 파다한 불법경선자금, 불법대선자금에 관한 풍문이 사실로 드러날 날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며 "민주당도 온갖 부정부패에 연루되어 뇌물참사, 부패참사의 몸통으로 지목되고 있는 이 대표를 하루빨리 손절하는 것만이 사는 길"이라고 경고했다.
최근에는 이 대표의 방산 주식 매입 등을 계기로 민주당 내에서도 '이재명 지키기' 단일대오에 금이 가는 형국이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앞서 "(대선 패배로) 지지했던 숱하게 많은 사람이 뉴스도 못 보고, 널브러져 있는데 혼자 정신 차리고 주식 거래를 한다?"고 반문한 뒤 "지지했던 사람들에게 실망스러운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당내 비난여론이 커지자 조응천 의원은 "저도 넷플릭스에서 미니시리즈 시작했다고 포스팅한 게 있다. 일종의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던 그런 상황이었다"며 "이 대표를 신뢰하고 믿었던 정도가 더 강했던 반작용으로 실망도 그만큼 더 컸던 게 아닌가"라고 전 의원의 발언을 옹호했다.
설훈 의원은 "(사법리스크가) 개인으로부터 당으로 전염되는 건 막아야 할 게 아니냐, 구체적으로 그런 것을 생각해서 (이 대표가) 당 대표에 있지 않는 게 좋다고 주장했던 것"이라며 "이런 사태를 예견하고 있었다"고 했다.
나아가 이원욱 의원은 "민주당이 총선승리, 대선승리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여러 개의 물길이 있어야 한다"며 "우리가 정권을 빼앗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정말 모르는 건가. 우리만 우리를 모르는 정치지형을 바꿔야 한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길 수 없는 싸움이고 이겨서도 안 되는 싸움. 합리적으로 생각해야지. 이 대표가 결자해지해야 (한다)"며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게 포스트 이재명 시즌의 준비"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선 패배로 다들 멘붕에 빠졌을 때 방산주 사는 정신의 소유자. 믿을 사람을 믿어야지"라고 덧붙였다.
특히 민주당 내 소장파로 통하는 김해영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님, 이제 그만하면 되었습니다. 이제 역사의 무대에서 내려와 주십시오"라고 적으며,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