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중앙당사 앞에서 檢 압수수색 재시도 규탄하며 '울먹'
"참혹한 일 벌어지고 있어…비통한 심정으로 지켜보겠다"
내부 결속·지지층 결집 호소·여론전 승기 잡겠단 의지
국힘 "수사에 대한 두려움·극단적 지지층 자극 위한 신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울먹였다. 검찰의 중앙당사 내 민주연구원 압수수색 재시도를 규탄하면서다. 검찰은 지난 19일 이 대표의 최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체포한 뒤 민주연구원을 압수수색하려 했지만, 민주당 당직자와 의원들이 출입을 막아 8시간 가까이 대치하다 철수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가 끝난 뒤 중앙당사로 들어가기 전 기자들과 만나 "국정감사 도중에 야당의 중앙당사 침탈이라고 하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 정당사에 없던 참혹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비통한 심정으로 이 침탈의 현장을 외면하지 않고 지켜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이 역사의 현장을 잊지 마시고 퇴행하는 민주주의를 지켜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 대표는 말하던 도중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이며 하던 말을 잠시 멈추기도 했다. 이후 당사로 들어서기 전에는 잠시 멈춰 서서 촉촉해진 눈가를 닦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대표의 울먹임을 두고 자신의 '사법 리스크' 현실화로 흐트러진 당 분위기를 다잡고, 내부 결속 및 지지층 결집을 호소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실제로 최근 당 일각에선 '이재명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다. 야권의 대표적인 소신파로 꼽히는 김해영 전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 대표님, 그만하면 되었습니다. 이제 역사의 무대에서 내려와 주십시오"라고 요구했다.
또 이 대표가 눈시울을 붉힌 것은 윤석열 정부의 '야당 탄압'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부각시켜 여론전에서 승기를 잡아보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정부·여당에 제안한 '대장동 특별검사(특검)법'을 여론전을 통해 실현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다.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무기로 특검법을 밀어붙이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여권이 특검법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울먹임을 두고 "눈물쇼"라며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의 눈물은 수사에 대한 두려움이자, 극단적 지지층을 자극하려는 신파일 뿐"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정작 민주당이 새겨야 할 눈물은 따로 있다. 해수부 공무원 유가족의 눈물, 대장동 원주민의 눈물, 안보와 민생을 파탄 낼 때마다 흘린 국민의 눈물"이라며 "이런 국민의 눈물이 쌓여 오늘 민주당은 심판당한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박대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과거 '눈물 발언'을 공유한 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는 '가짜눈물'이라 매도하고, 이완구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눈물에는 비아냥대고, 유승준에게는 '눈물에 약한 심성을 악용한다'고 비난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눈물이 '눈물쇼'인지 아닌지는 국민의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