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춘식·배현진 등 조강특위에 합류
사고당협 69개 당협위원장 공모 및 심사
전국 당협 대상 정기 당무감사 가능성도
내년 5~6월 전대?…당권 주자들 엇갈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27일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구성을 의결하고 당 조직 정비에 나섰다. 아울러 전국 당협을 대상으로 당무감사도 진행할 수 있음을 예고했다. 임시 지도부인 비대위의 '월권'이라는 당내 반발이 있지만, 조직 정비를 더 이상 늦출 수 없었다는 게 비대위의 판단이다.
이날 국민의힘 비대위 회의를 주재한 정진석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안정적 국정운영과 집권여당의 확실한 뒷받침을 위해서 조직위원장 자리를 비워둔 채로 당협위원회를 운영할 수 없다. 내후년 총선 승리를 위해 빠른 시일 내 공정한 정비 작업을 통해 조직정비를 마무리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강특위는 김석기 사무총장과 이양수 전략기획부총장, 엄태영 조직부총장이 당연직으로 들어가고, 추가적으로 최춘식 의원(경기 포천시가평군), 배현진 의원(서울 송파을), 함경우(경기 광주시갑 위원장), 법무법인 강함 함인경 변호사가 합류해 총 7인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조강특위는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사고당협 69곳의 당협위원장 공모 및 심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이준석 대표 시절이던 지난 5월 실시했던 당협위원장 공모는 사실상 백지화될 전망이다. 김석기 사무총장은 "오늘 구성됐기 때문에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면서도 "공모를 받은 지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났기 때문에 여러 사정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지역 당원조직을 관리하는 당협위원장은 총선 공천은 물론이고 전당대회에서 표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막중한 자리다. 차기 총선 출마를 고려하는 비례대표 의원이나 원외 인사 입장에서는 이번 조강특위 활동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비대위는 당협위원장 공모와 별개로 기존 당협에 대한 당무감사도 고심 중이다. 김 사무총장은 "현재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정기 당무감사를 당헌당규상 연 1회 하도록 돼 있는데, 2020년 이후에 한 번도 실시한 적이 없다. 3년째 당무감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 필요한 시기가 되지 않았나 논의가 필요하단 생각"이라고 밝혔다.
비대위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당내 불편한 기류도 감지된다. '임시 지도부'인 비대위에서 당 조직 정비나 당무감사를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게 요지다. 일각에서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유승민계 등 특정 계파를 배제하기 위한 '표적감사를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또한 당무감사 여부는 그 자체로 전당대회 일정에 영향이 있어 차기 당권주자들의 이해가 엇갈리는 민감한 사안이기도 하다. 당무감사는 사전고지 기간(60일)과 감사에 소요되는 기간을 고려하면 3~4달은 걸린다는 게 중론이다.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마친 뒤 바로 착수한다고 해도 전당대회는 빨라야 내년 5월에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당권주자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조경태 의원은 "비대위는 비대위 역할에만 충실하면 좋겠다"며 "당무감사는 차기 지도부에게 맡기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윤상현 의원도 "비대위는 국정 뒷받침과 전당대회 준비에만 집중하고, 당 운영과 조직 전반은 새 지도부에 맡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안철수 의원은 "각 지역의 책임자들에 대해 심사를 하고 이런 과정을 거치면 (전당대회를) 내년 5~6월 치르게 될 가능성도 있다"며 "당이 비상상황이어서 비대위가 필요하다는 것보다는, 특정한 부분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비대위라는 개념으로 가게 되면 그나마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