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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정의당, 이정미에 다시 기회 줬다…'민주당 2중대' 극복 등 과제


입력 2022.10.29 02:00 수정 2022.10.29 02:00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김윤기 전 부대표 꺾고 당선…득표율 63.05%

재창당 수준 혁신 중책…정체성 확립 등 이뤄야

정의당 이정미 전 대표가 9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의당 7기 전국동시당직선거 당 대표 후보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난파 위기에 처해있는 정의당을 이끌 새로운 '선장'으로 이정미 전 대표가 선출됐다. '이정미 지도부'는 잇딴 선거 패배 뒤 재창당을 결의할 정도로 혼란스러운 당내 상황을 조기에 수습하고, 정체성 확립 등의 과제를 안게 됐다.


정의당은 28일 오후 국회 본관에서 '제7기 신임 당대표 선출 보고대회'를 열고 결선투표 결과 이 전 대표가 신임 대표로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이 전 대표는 총 투표자수 8842명 중 5426표(63.05%)를 얻으며 3180표(36.95%)를 얻은 경쟁자인 김윤기 전 대표를 제쳤다.


이 신임 대표는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민족해방(NL) 계열인 '인천연합' 소속이다. 이 신임 대표는 2017년 7월부터 2년간 대표직을 수행한 바 있다. 이러한 '경험'을 내세우며 힘 있는 리더십의 필요성을 주창해왔다.


정의당은 올해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며 창당 이후 최대의 위기를 겪었다. 특히 6·1 지방선거에서 원외 정당인 진보당보다도 못한 성적표를 받고, 비례대표 의원 총사퇴 위기까지 겪었다. 이 때문에 이 신임 대표 앞에 놓인 가장 시급한 과제는 '당 안정화'다.


심상정 전 대표와 이 신임 대표 때의 과거 지도부 체제를 두고 '실패한 1기 정의당'으로 규정한 비판도 제기되는 만큼, 내홍 수습도 급선무다. 이를 의식한 듯 이 대표는 지난달 2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또 이정미냐라는 지적이 나온다'는 말에 "위기 앞에서 정의당이 요구하는 리더십은 당원의 마음을 하나로 모을 힘 있는 리더십이고, 이를 보여줄 사람은 저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는 대표 선출 뒤 당선소감에서도 "어렵고 고된 일에 언제나 제가 제일 앞줄에 서 있겠다"라며 "2년 동안 정의당을 일으켜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연장선상에서 당명 개정, 노선 변경 등을 포함한 재창당 수준의 전면적인 혁신을 통해 정체성을 확립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이 대표가 이끄는 지도부의 재창당 노선에 따라 차기 총선 준비 과정 및 결과도 달라질 것이란 분석이다.


이 대표는 '민주당 2중대라는 오명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과거를 청산하고 당을 재건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해고 노동자는 평생 감당할 수 없는 손배소에 시달리고, 어떤 노동자는 천막에서 끼니를 굶은 채 외로운 싸움을 해야 한다"라며 "그들 곁에 서서 함께 싸우는 게 정의당의 존재 이유"라고 밝혔다.


이어 "입법기구를 철저히 무시하고 노동자·서민은 더 많이 일하고 빚을 내 경제성장에 이바지하라는 윤석열 정부의 거대한 퇴행을 막는 데 모든 것을 바쳐 싸우겠다"며 "윤석열 정부의 반대편만 쫓는 진영 정치도 이젠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미 전 정의당 의원이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주최로 20일 서울 서초구 SPC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SPL 평택공장 산재사망 희생자 서울 추모행사에 참석해 헌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당 인사들은 이 대표에 '혁신'과 '책임정치'를 주문했다. 김 전 부대표는 "다시 국민에 기대받는 진보 정당 그리고 당원의 자부심이 되는 정의당으로 만들어주시리라 믿는다"며 "당장 진행해야 할 재창당 과정부터 당원 동지 여러분의 열정과 의지가 더 활활 타오르기 바란다. 우리 모두가 혁신 촉진제가 돼 새 정의당에 힘을 보태야 한다"고 말했다.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던 정호진 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정의당 자체 지지율도 그렇고, 국민 호감도도 많이 떨어졌다 이는 책임정치가 실종된 부분이 크다고 본다"면서 "신임 대표가 어떻게 책임정치를 강화할 것인지, 제도화할 것인지 이런 부분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도부가 눈치 정치하면서 당의 중심이 흔들리면서 '민주당 2중대' 비판이 나왔던 것"이라며 책임정치를 통해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표 선출로 정의당 지도부도 완전체를 갖추게 됐다. 앞서 치러진 부대표 선거에서는 이현정 당 기후위기미세먼지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이기중 관악구의회 의원이 선출된 바 있다.


이 대표가 이끄는 신임 지도부는 29일부터 공식 일정에 들어간다. 신당역 추모 공간과 SPC 본사 앞 노조 농성장을 방문한 뒤 경기 남양주에 위치한 마석모란공원을 참배한다. 같은 날 공공노동자 총력 결의대회에도 참석한다. 오는 31일에는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취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다음은 이정미 정의당 신임 대표 프로필


▲1966년 출생(56세) ▲인천 인성여고·한국방송통신대학교 경제학과 졸업·성공회대 NGO대학원 정치정책학 석사 ▲민주노동당 및 통합진보당 최고위원, 대변인 ▲정의당 대변인, 부대표, 원내수석부대표 ▲정의당 당대표 ▲20대 국회의원(비례)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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