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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컥’ 최주환 속죄타, 비디오 판독 뚫고 대역전극 조연


입력 2022.11.08 07:13 수정 2022.11.08 07:13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한국시리즈 4차전까지 안타 없이 무기력 '마음고생'

5차전서 9회 집념의 타격으로 10구 접전 끝에 안타

이어 나온 김강민 역전 스리런 발판..최고의 조연 평가

SSG 최주환. ⓒ 뉴시스

최주환(34·SSG)이 집념의 타격으로 대역전극의 조연이 됐다.


최주환은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서 펼쳐진 ‘2022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SSG 5-4 승)에서 7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선발)-최원태(마무리)을 상대로 의미 있는 안타를 뽑으며 모처럼 역할을 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SSG와 FA 계약(4년 총액 42억원)한 최주환은 올해 최악의 시즌(타율 0.211 9홈런 41타점)을 보냈다. 그래도 SSG는 가을이 다가올수록 최주환에게 거는 기대가 커졌다. 두산 베어스 시절 쌓았던 그의 풍부한 포스트시즌 경험을 믿었다.


기대와는 거리가 있었다. 한국시리즈 4차전까지 8타석을 거치면서 단 1개의 안타도 뽑지 못했다. 최주환은 따갑게 느껴지는 팬들의 시선을 느끼면서 ‘빨리 해내야겠다’는 조급함과 욕심만 커지면서 더 풀리지 않았다.


4차전은 너무 아쉬웠다. 3-6 끌려가던 9회초 2사 만루 찬스에서 앞 타자의 땅볼을 놓치는 실책을 범하고 흔들렸던 투수 최원태 앞에서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볼카운트 1B1S에서 높은 슬라이더에 헛스윙한 최주환은 낮은 슬라이더에 다시 헛스윙하며 스트라이크 아웃 낫아웃으로 돌아섰다. 마지막 찬스를 살리지 못한 SSG는 패했고, 최주환도 고개를 숙인 채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시리즈 전적은 2승2패로 팽팽했지만 SSG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홈에서 맞이한 5차전에서는 선발 김광현이 초반 크게 흔들렸고, 키움 선발 안우진은 5회 1사까지 노히트 행진을 이어갔다.


초반 흐름이 완전히 키움으로 넘어간 상태에서 최주환은 안우진의 노히트 행진을 깨는 안타로 침묵에서 깨어났다. 첫 안타를 뽑은 최주환은 점점 살아났다. 인상적인 장면은 2-4까지 추격하고 맞이한 9회말 타석.


4차전에서 최원태와의 허무한 승부로 찬스를 날렸던 최주환은 집념이 넘쳐흘렀다. 선두타자 박성한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최주환은 다시 최원태와 마주했다. 불리한 볼카운트(1B2S)에서 낮게 들어온 4구째에 스윙을 했다. 최주환은 바운드 되어 들어온 느린 커브에 스윙한 뒤 주심에게 “파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주심이 파울 판정을 내리자 키움 홍원기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리플레이 장면을 통해 봐도 방망이 끝에 닿았는지 안 닿았는지 판단하기 모호했다. 보는 각도와 사람에 따라 어떤 판정을 내려도 고개를 갸웃하게 할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헛스윙이었다면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1사 1루가 될 상황이었다.


SSG랜더스필드. ⓒ 뉴시스

판독 끝에 파울로 선언되면서 최주환은 살아났다. 이후 최주환은 ‘절대 물러나지 않겠다’는 자세로 공 6개를 더 던지게 하며 10구 접전을 펼쳤다. 마침내 4차전에서 당했던 최원태 슬라이더를 노려 마침내 우측 펜스를 때리는 안타를 뽑았다. 이 타구로 1루 주자는 3루까지 내달리면서 SSG는 무사 1,3루의 황금 찬스를 잡았고, 뒤이어 타석에 들어선 대타 김강민이 한국시리즈 역사에 남을 만한 끝내기 역전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대주자와 교체돼 더그아웃에서 홈런을 지켜본 최주환은 울컥했다. 이날 경기의 MVP도, 승리의 주인공도 3점 홈런을 때린 김강민이지만, 비디오 판독까지 뚫고 어렵게 잡은 기회에서 보여준 최주환의 집념의 타격이 아니었다면 나올 수 없는 끝내기 역전 스리런이었다.


SSG 김원형 감독도 김강민 홈런을 말하면서도 “최주환이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서 역전의 찬스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결정적인 조연으로 SSG를 벼랑 끝에서 건져 올리는데 힘을 보탠 최주환은 이제 6차전을 바라본다. 5차전에서 보여줬던 집념과 반등의 신호탄이라면 마음고생에서 벗어난 지금의 최주환은 6차전의 주연도 기대할 수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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