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납 보험료 수입 업계 최대
원리금보장상품 위주 안정성↑
올 상반기 메리츠화재의 일시납 보험료 수입이 4000억원을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10년만에 퇴직연금 사업을 재개한 것이 '신의 한 수'가 됐다.
이에 메리츠화재는 단숨에 일시납 보험료 업계 1위를 달성하며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게 됐다.
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메리츠화재가 올해 상반기까지 일시납으로 거둬 들인 보험료 수입이 434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2500만원에서 대폭 증가하면서 규모와 증가율 모두 업계 톱을 기록했다.
이 중 대부분이 퇴직연금 원수보험료 수입으로 나타났다. 최근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며 메리츠화재는 해당 사업을 10년만에 재개했는데 이를 통해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8월 메리츠화재의 퇴직연금 예치금은 1062억원으로 조사됐다.
퇴직연금은 기업이 임직원의 노후소득을 위해 재직 중 퇴직급여를 금융기관에 적립하면 근로자는 퇴직 시 연금처럼 받을 수 있는 기업복지제도를 말하며 확정급여형·확정기여형·개인형퇴직연금 등으로 나뉜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012년 말 저금리를 이유로 퇴직연금 사업에서 철수한 바 있다. 퇴직연금의 가입대상은 기업이므로 계열사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은행이 영업에 유리하기 때문에 수익을 올리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또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운용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는 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실제로 지난 2008년 이후 기준금리가 4% 미만으로 유지됐으며 2020년에는 0.50%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어려움에 당시 메리츠화재 외에 씨티은행·농협은행·SK증권 등도 퇴직연금 직접 사업 라이선스를 반납했다.
하지만 메리츠화재는 최근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지며 퇴직연금 업황이 개선될 여지가 보이자 지난 2분기부터 다시 사업을 재개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4번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며 기준금리를 4%까지 끌어올렸다. 이에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연초 1.25%에서 3%로 까지 올리며 대응해 나갔다.
현재 메리츠화재는 3종의 원리금보장 퇴직연금상품을 취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확정급여형으로 약정금리는 6.00%로 조사됐다. 원리금보장형 상품은 예금과 적금 위주로 이뤄져 있기때문에 기준금리가 오르는 경우 수익률이 상승한다.
보험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가 퇴직연금 사업 재개를 통해 확보한 자금과 수수료 수익이 실적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시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리츠화재 외에도 저금리 상황에서 퇴직연금 사업을 중단했던 금융사들이 많았다"며 "최근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되면서 사업 재개에 대한 검토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