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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업계, 치솟는 물가에 외식수요 잡기 속도


입력 2022.12.06 07:18 수정 2022.12.06 07:18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런치플레이션으로 편의점 외식 대안 채널로 부상

외식 수요 대체제로 즉석식품 찾는 소비자 늘어나

편의점 업체, 투자하거나 협업하는 등 경쟁력 확보

한 소비자가 서울 소재 편의점 CU에서 토끼성 콜라보 RMR 제품을 고르고 있다.ⓒBGF리테일

편의점 업계가 집에서 유명 외식 메뉴를 맛볼 수 있는 레스토랑 간편식(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을 앞다퉈 확대하고 있다. 최근 외식 물가 상승에 따라 외식 경기가 둔화되자 대체수요를 잡기 위한 전략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3분기 전국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5.9% 상승한 108.76(2020년=100)으로 집계됐다. 이는 3분기 기준으로 1998년(7.0%) 이후 24년 만에 최고 상승 폭이다. 그 중에서도 외식(8.7%)이 석유류(23.7%) 다음으로 많이 오르며 물가를 끌어올렸다.


올해 상반기부터 시작된 물가 상승 압력에 식품 가격이 급등하자 지난 6월부터 식음료·외식업체들은 일제히 가격을 인상하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갑작스런 ‘런치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직장인들의 점심값 지출이 급증한 현상)'에 편의점을 외식 대안 채널로 주목했다.


전문가들은 외식 물가 상승이 오히려 편의점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외식 수요의 대체재로 편의점 즉석식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했다는 해석이다. 편의점은 객단가가 낮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에 따른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는다.


레스토랑 간편식ⓒ캐비아
◇ 편의점 업계, 상품 경쟁력 강화에 ‘힘’…“협업에 투자까지”


편의점에서 RMR 성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GS리테일은 먹거리 상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식 큐레이션 플랫폼 캐비아에 20억원을 투자하고 상호 전략적 협력을 꾀하기로 했다. 유명 맛집과 손을 잡고 RMR 상품 경쟁력을 늘리기 위해 협업에 나섰다.


GS리테일은 캐비아의 IP를 활용해 내년 상반기 도시락 등 즉석 먹거리를 출시하는 것이 목표다. 또 전용 제품 및 독점 상품을 개발해 GS25와 GS더프레시, GS프레시몰 등에 판매할 예정이다. GS25 플래그십 스토어도 열어 MZ세대와 활발하게 소통할 계획도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도 다양한 RMR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외식 브랜드 ‘토끼정’의 시그니처 메뉴들을 RMR 제품으로 선보였다. 고품질 미식 경험을 지원하기 위해 해당 상품들은 개발 과정에서 토끼정 메뉴개발팀이 직접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앞서 지난 9월에도 미쉐린 빕구르망 대표 맛집들과 손잡고 선보인 RMR 간편식 시리즈를 내놓은 바 있다. 빕구르망은 미쉐린 가이드가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맛을 내는 식당에 부여하는 등급이다. 빕구르망 등급을 획득한 시그니처 메뉴들을 상품화했다.


편의점 업계가 RMR 제품에 주목하는 이유는 성장성이 높아서다. 외식 비용이 치솟는 고물가와 경기불황에 유명 식당 메뉴를 비교적 저렴하게 먹을 수 있고, 가정간편식(HMR)과 밀키트 소비도 안착하면서다. 연말시즌 ‘홈파티’ 수요를 겨냥한 탓도 크다.


향후 전망도 밝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밀키트 시장은 2019년 1017억 원에서 올해 3766억 원으로 3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2025년 추정 밀키트 시장 규모는 5260억 원에 달한다. 신선식품을 주로 판매하는 온라인몰에서도 RMR 수요가 늘었다.


최근에는 간편식을 먹는 공간도 진화중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014년 카페형 편의점을 출점하기 시작, 휴게공간을 구성하고 도시락 등을 편히 먹을수 있는 공간을 조성해 운영해 왔다. 또 2019년에는 아예 간편식 특화 매장 ‘푸드드림’ 출점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편의점 관계자는 “편의점이 RMR 상품들을 늘려가는 이유는 직접 매장이 찾아가지 않아도 집 주변 편의점이 팝업스토어 맛집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며 “편의점이 대표 소매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만큼 향후에도 RMR 상품들을 적극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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