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美 물가 '고비 탈출' 시그널...한은도 금리 속도조절론 '솔솔'


입력 2022.12.14 10:26 수정 2022.12.14 10:31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연준 '빅스텝'으로 보폭 줄일듯

국내 기준금리 정점 3.5% 전망

지난달 2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고 있다. ⓒ 한국은행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꺾이며 인플레이션이 최악의 고비를 넘겼다는 신호가 나온다. 5개월 연속 미국 물가 오름세가 둔화됨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론이 힘을 받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내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폭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7.1% 상승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7.3%)를 하회하는 수준이며, 지난해 12월 (7.0%) 이후 최소증가폭이다. 전월 대비로는 0.1% 올라 시장 전망치(0.3%)를 밑돌았다.


미국 CPI 상승률을 지난 9월까지만 해도 8%가 넘었으나 10월(7.7%)부터 꺾이며 11월 7%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미국 내에서는 물가 상승 둔화로 연준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도 힘이 실리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당장 연준은 이날부터 이틀간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정책금리 인상폭을 결정한다. 현재까지 상황을 종합하면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p) 인상)'을 마감하고 0.5%p 금리를 올리는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미국 CPI 발표 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는 빅스텝을 단행할 가능성에 대해 79.4%로 봤다.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은 20.6%에 그쳤다.


연준이 실제로 빅스텝을 단행하면 정책 금리는 4.00~4.25%에서 4.25~4.50%로 높아진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격차는 1.25%p까지 확대된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이 확대되며, 한은도 기준금리 인상 폭을 놓고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내년 초까지 5%대의 고물가가 지속됨에 따라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은은 현재까지 사상 첫 6회 기준금리 연속 인상을 단행. 지난해 8월부터 기준금리를 2.75%p나 급격히 인상했다. 그러나 단기 자금시장의 경색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경기 침체 등을 이유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내부에서도 금리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날 한은이 공개한 제22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11월 24일)에 따르면 금통위는 물가 상승에 대한 긴축 기조 필요성에 동의하면서도 인상 폭을 놓고서는 의견이 갈렸다. 금통위는 이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3.00%에서 3.25%로 0.25%p 인상했다. 향후 최종 금리 수준에 대해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3명은 연 3.50%, 2명은 3.75%, 나머지 1명은 현 수준인 3.25%를 제시했다.


매파적 입장을 견지하는 한 금통위원은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이 높은 점과 향후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인상 경로, 글로벌 달러 유동성의 축소, 경상 및 자본수지 전망에 기초한 외환수급 압력 등을 고려하면 긴축기조 완화는 당면 문제에 대한 바른 해법이 되기 어렵다”며 “물가안정에 가장 우선 목표를 두고 긴축기조를 지속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다른 위원은 “기준금리를 인상한 지 15개월이 경과하면서 그 효과가 부동산 및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본격화하고 있다”며 “특히 물가상승 압력의 확대를 경계할 단계는 지났고, 실질소득과 구매력 둔화가 본격화되고 있는 데다 금융불안 전개 양상과 파급효과를 관찰할 필요가 있는 만큼, 향후 기준금리 추가 인상은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은 금통위는 오는 14일(현지시간) FOMC에서 미국 정책금리 인상 폭과 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를 보고, 기준금리 인상폭을 가늠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첫 금통위 회의는 1월 13일이다.


시장은 한은이 내년 기준금리를 3.5%까지 인상하고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을 종료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미국이 이달에 이어 내년 1월에도 빅스텝을 단행, 최종 기준금리 상단을 5%%까지 끌어올리면 한국과의 기준금리 상단 격차는 1.5%p까지 벌어진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환율 급등과 외국 자본 유출을 초래할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한은으로썬 부담스런 수치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