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카드사, 1년 내 갚아야 할 빚만 12조…외부 차입 '암운'


입력 2022.12.23 06:00 수정 2022.12.23 06:00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한 해 동안에만 1조 넘게 불어

금리 충격 속 재무 관리 '촉각'

신용카드 이미지.ⓒ연합뉴스

국내 신용카드사들이 1년 안에 갚아야 할 빚이 최근 한 해 동안에만 3조원 가까이 불어나면서 12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이 회사채 시장을 노크하기가 부담스러워지자 외부에서 돈을 빌려 오는 차입을 확대하는 가운데, 단순히 그 총량뿐 아니라 만기가 과도하게 몰리지 않도록 하는 분배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자금 확보를 위한 카드사의 재무 관리 부담이 고객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7개 전업카드사가 떠안고 있는 차입금 중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1년 내에 만기를 맞는 금액은 총 11조98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5%(2조6610억원) 늘었다.


차입금이 확대된다는 건 회사의 경영 과정에서 외부 수혈 자금에 대한 의존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차입금은 기업이 운영 자금이나 투자금을 조달하고자 외부 기관으로부터 빌린 돈이다. 개인이 금융사에서 받은 대출처럼, 기업도 일정 기한이 지나면 차입금에 대한 원금과 이자를 갚아야 한다.


카드사별로 보면 신한카드의 만기 1년 이내 차입금이 3조1315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15.5% 증가하며 최대를 기록했다. 이어 롯데카드 역시 2조4363억원으로, 국민카드도 2조700억원으로 각각 139.3%와 65.6%씩 급증하며 해당 액수가 2조원을 넘었다. 이밖에 카드사들의 만기 1년 이내 차입금은 ▲현대카드 1조7886억원 ▲우리카드 1조3600억원 ▲하나카드 6895억원 ▲삼성카드 5059억원 등 순이었다.


전체 차입금 보유량과 비교했을 때 만기에 따른 압박이 가장 큰 곳은 국민카드였다. 차입금 중 1년 안에 갚아야 할 돈이 절반에 육박할 정도다. 국민카드의 전체 차입부채에서 만기가 1년도 남지 않은 금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48.7%로 조사 대상 카드사 평균(27.1%)을 크게 웃돌았다. 국민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카드사들의 관련 수치는 ▲하나카드 37.2% ▲우리카드 33.4% ▲롯데카드 32.1% ▲신한카드 24.9% ▲현대카드 24.6% ▲삼성카드 7.7% 순이었다.


카드사 차입금 중 만기 1년 이내 금액.ⓒ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최근 금융시장의 여건 상 카드업계의 차입금 확대는 어느 정도 불가피한 현상으로 여겨진다. 회사채 시장의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서다. 미국을 중심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이란 신호에 회사채 금리가 급등하자, 발행 비용 측면에서 외부 금융기관 차입의 매력이 다시 부각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조사 대상 카드사들의 차입금 총액은 지난 9월 말 기준 44조1655억원으로 1년 전보다 47.1%(14조1422억원)나 늘었다.


문제는 금리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4월부터 지난 달까지 사상 처음으로 여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에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한은 기준금리는 3.25%로, 2012년 10월 이후 10여년 만에 3.00%대로 올라섰다.


이런 와중 차입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이에 대한 만기 관리는 카드업계에 새로운 숙제가 될 전망이다. 차입금 만기가 특정 시기에 쏠릴 경우 상환에 따른 압박이 가중될 수 있어서다. 가뜩이나 요즘처럼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말라버린 상황에서는 이중고를 안길 수 있는 요인이다.


이는 고객 입장에서도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자금 조달을 둘러싼 금융사의 부담이 늘어날수록 소비자에 대한 대출 이자율이 올라갈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카드사가 위험 관리를 위해 고신용자 대출에 더 집중하면서 카드론 등 서민 대출 문턱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사로 입장에서 최근과 같은 채권 시장 환경에선 차입부채를 늘리는 게 차라리 맞는 선택일 수 있으나, 그에 따른 만기 분포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