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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 너 아니야?"...음란물 보여주며 아내 과거 의심하는 '의처증' 남편


입력 2022.12.28 20:21 수정 2022.12.28 20:21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gettyimagesBank

음란 동영상에 나온 여성을 아내로 오인하고 과거를 캐묻는 남편과 이혼하고 싶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28일 YTN 라디오 '양소영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결혼 6개월차 신혼 생활 중인 여성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신혼여행 직후부터 남편으로부터 불쾌한 의심을 받기 시작했다.


남편은 흐릿한 화질에 신음만 들리는 음란 영상을 보여주며 "뭐 느끼는 거 없냐"고 물었다고 한다. A씨는 황당한 나머지 무시하고 아무런 대답도 안 했다고.


이날 이후 두 사람은 며칠간 말없이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은 "그 (음란) 동영상에 나오는 여자가 너 아니냐"며 "얼굴이나 어깨선, 행동이 너랑 똑같다"며 A씨가 음란 동영상의 주인공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소리까지 질렀지만, 남편의 의심은 확신으로 변해갔다. A씨의 거듭된 해명에도 남편의 의심은 점점 더 심해졌다.


심지어 남편은 컴퓨터에 영상 속 여성을 갈무리해 확대해놓는가 하면, A씨 지인들에게 "(과거에)어떻게 지냈냐"며 꼬치꼬치 캐물었다고 한다. 또 A씨의 물건을 뒤지기까지 했다고.


A씨는 "제가 아무리 아니라고 설명해도 남편은 한 번 믿기 시작하더니 자신의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더라"라며 "저를 성인 배우로 의심하니 당연히 부부 사이가 좋아질 수 없고, 부부싸움 끝엔 늘 이혼하자는 말이 오갔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남편네 집이 워낙 바라는 게 많아서 결혼할 때 예물로 들어간 돈만 2억"이라며 "남편이 일찍 분양받은 아파트 하나 있다고 해서 예물, 외제 차, 고가의 시계, 결혼식 비용 거의 다 우리 집에서 했다. 자동차는 남편이 타고 다니는데, 전부 돌려받고 싶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아직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이혼은 물론이며 남편의 의심으로 괴롭힘당한 시간까지 보상받고 싶다고 호소했다.


A씨는 제 이메일과 휴대전화는 물론, SNS까지 비밀번호 바꿔가며 몰래 보는 남편의 행동도 따끔하게 법적으로 따져보고 싶다"면서 조언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백수현 변호사는 A씨 남편이 '의처증'을 갖고 있다고 진단했다. 의처증은 상대방의 정조를 의심하는 망상성 장애를 뜻한다.


백 변호사는 "정당한 이유 없이 배우자의 정조를 의심하고 병적으로 집착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경우, 이혼 사유가 될 수 있으며 위자료 청구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혼 관계로, 당사자 간 합의가 있거나 일방이 통보만 해도 관계를 정리할 수 있다.


이어 백 변호사는 2억원 상당의 예물도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법원은 부부공동체로서 의미 있는 혼인생활을 했다고 인정할 수 없을 만큼 단기간에 파탄된 경우, 파탄 책임이 있는 쪽에 위자료를 지급하도록 한다"며 "이와 별개로 결혼식 등 혼인생활을 위해 불필요하게 지출한 비용 상당을 배상하도록 하고 있다. 혼인 불성립에 준해서 예물 제공자에게 증여가 반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백 변호사는 끝으로 "배우자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풀어서 보는 행위는 형법상 비밀침해죄 혹은 정보통신망법상 비밀침해에 해당하는 범죄"라면서 "위자료도 당연히 인정될 것 같다. 형사고소 등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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