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일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23 개막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 될 것으로 전망
170개국 약 3000여개 기업 참석할 것으로
코로나 이후 '초연결'·'친환경'이 대세될 듯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3'이 오는 5일(미국 현지시간 기준) 개막한다. 과거 IT·가전기기 위주로 주목을 받았던 산업 트렌드는 최근 로봇·모빌리티·자율주행 등으로 확장되면서 6세대이동통신(6G)·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이 글로벌 무대에 서고 있다. 시장을 이끌 새로운 기술과 제품들의 각축전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다양한 미래 청사진이 제시되는 'CES 2023'을 미리 살펴본다. [편집자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3'가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CES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의 오프라인 행사로 개최될 전망이다. 미국 가전협회 주최로 열리는 CES는 독일 베를린의 IFA,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MWC와 함께 세계 3대 IT 전시회로 손꼽힌다. 아울러 글로벌 기업들이 한 해의 혁신 기술 및 신제품을 첫 선보이는 자리인만큼 그 중에서도 단연코 최대 규모 행사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행사는 코로나 이전 수준과 비슷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2년 만의 오프라인 행사였음에도 오미크론 변이 확산 등의 변수로 참가 업체수가 크게 줄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전시 규모나 참가 업체수, 참관객들 숫자도 전년 대비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포함 전 세계 170여 개국에서 3000여 개에 이르는 기업 및 10만 여명의 참관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불참했던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올해 대거 참가 의사를 밝히며 국내 기업들의 참여도 크게 늘어났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SK그룹 8사 등의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포함해 약 550개 기업이 참가한다. 지난해 참가했던 현대차, 기아, 두산, 코웨이 등은 불참하기로 했고, 대신 LG이노텍 등의 전자부품사가 처음으로 참가 의사를 밝혔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CES 혁신상을 대거 수상하며 CES 2023 본 행사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 줄 것으로도 기대되고 있다. 행사는 3년 만에 4일간 치러지며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활기를 찾을 전망이다. 그에 걸맞게 전시장 규모도 대폭 커졌다. 행사 주최측인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CES 2023의 전시장 규모는 지난해 대비 50% 커진 18만6000㎡다.
'초연결'로 '친환경'까지 잡는다
이번 CES에서는 새로운 키워드 제시보다는 코로나 이후의 혁신 '초연결'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CES에서 주력해온 가전, 자동차 등에서 한단계 나아가 프리미엄 가전과 초연결을 강조한 '스마트홈 플랫폼'으로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가전 업계가 엔데믹 이후 전례없는 불황을 겪고 있는 만큼, 한 차원 업그레이드 된 프리미엄 스마트 라이프를 제공해 제품과 브랜드의 이미지를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HCA(Home Connectivity Alliance)' 시연이 이뤄질 예정이다. HCA는 여러 가전 업체들의 스마트홈 플랫폼을 연동해 스마트홈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해 결성된 기업 간 협의체다. 지난해 1월 설립됐으며 현재 삼성전자·LG전자·GE·하이얼·일렉트로룩스·아르첼릭·트레인 등 15개의 글로벌 가전 기업들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이는 회원사 기업 중 한 곳의 스마트홈 앱을 작동시키면 회원사 기업 제품군의 모든 가전을 스마트폰으로 연동해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플랫폼을 통해 LG전자 가전을 제어하는 것이 가능하다. 고객은 주로 쓰는 하나의 스마트홈 플랫폼으로 다양한 업체의 제품을 제어할 수 있게 돼 혁신적인 스마트홈 생활이 가능해진다.
이미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IFA 2022에서도 이같은 '초연결' 기조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삼성전자의 경우 자사 사물인터넷 플랫폼 '스마트싱스'로 시장 공세를 대대적으로 예고해왔다. 제조사 구분이 없어 반드시 삼성전자 제품이어야 할 이유도 없어, '스마트홈 환경에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는 업계의 기대를 자아내기도 했다.
LG전자 역시 당시 글로벌 시장을 향해 자사 스마트홈 플랫폼 'LG씽큐'를 통해 제품 업그레이드 및 기능 추가를 알리며 '친환경 가전'을 앞세운 바 있다. 다만 양사 간에 차이점은 있다. 삼성 스마트싱스의 경우 타사 기기들과의 연결성에 방점을 뒀고 LG씽큐는 자사 제품 업그레이드 및 기능 추가에 집중한 것이다. 그러나 공통점은 새로운 제품을 계속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아울러 상시 와이파이 연동 등으로 인한 전기세 문제와 관련해서도 업계 관계자들은 '친환경'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국내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가전 사용량 파악과 적절 사용량 등을 추천해 오히려 에너지 절감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스마트홈 플랫폼이 미래 친환경 백색 가전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절전기능이 강화된 반도체를 사용해 오히려 가전이 전력을 덜 먹도록 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지만..."기업 기(氣) 살려라"
매년 CES 메인을 장식하는 프리미엄 TV의 경우 올해는 그 위용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 침체의 영향을 고스란히 떠안아 수요 감소로 위축된 업황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을 턱밑까지 추격한 중국 TV 제조 업체들의 매서운 추격 역시 국내 TV 업계를 고심하게 하는 부분이다.
다만 예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업종 대신 한국 기업들은 전장·XR(확장현실) 등의 신시장을 겨냥한 신기술 및 제품을 대거 내놓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완성업체 뿐만 아니라 삼성·LG의 전자계열사들이 이번 CES에 대거 참석하는 것 역시 기대에 힘을 싣고 있다. 이번에는 삼성전기·LG이노텍이 새로 성장하는 전장 사업 경쟁력을 뽐내기 위해 CES를 찾는다.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전장 경쟁은 계속된다. TV·스마트폰 시장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LG디스플레이도 전장 사업 중심의 전시 부스를 꾸릴 예정이다. 이들 중 특히 LG이노텍의 경우 일반 참관객들을 대상으로 부스를 꾸려 전시회에 참가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처럼 CES가 단순 IT·가전을 넘어 미래 산업을 아우르는 종합 전시회로 거듭난 만큼 부품사들의 활약에도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들은 높은 기대감 속에 행사 준비에 돌입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미 참가를 확정지은 기업들은 첨단 기술과 제품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올리기 위해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정기선 HD현대 겸 한국조선해양 대표, 조성환 현대모비스 대표 등이 CES 2023 참석을 공식화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경우 그룹 회장 취임 후 처음으로 CES에 참석한다. 또한 지난해 10월 회장 타이틀을 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참석 여부도 주목된다. 이 회장은 지난 2007년 삼성전자 상무 시절 CES를 방문한 것을 계기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후 2013년까지 7년 연속 CES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