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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잡스⑨-매니지먼트] EA스포츠 강병호 매니저 “축구란 인생의 나침반”


입력 2023.01.03 13:00 수정 2023.01.03 13:00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MLS 콜로라도-EPL 에버튼 거치며 다양한 경험 축적

"자기 업무에 대한 열정 잃지 않고 꾸준히 나아가야"

강병호 EA 스포츠 매니저는 스포츠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미국 유학을 결정한 일명 ‘스포츠 빠’다.


유학 당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구단인 에버튼 FC 대표이사의 강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을 어필했고 구단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다.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찾아온다’라는 말이 적용된 사례라 할 수 있다.


이후 강 매니저는 국내로 돌아와 스페셜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몸담았고 프로축구연맹에 입사해 축구와의 인연을 놓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은 축구 게임 FIFA의 제작사로 널리 알려진 EA 스포츠에서 근무하고 있다.


강 매니저와의 만남은 서울 강남에 위치한 EA 코리아에서 이뤄졌다. IT 회사답게 미팅 공간은 크고 넓었으며 거대했던 커피 머신 또한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전광판에는 최근 출시된 FIFA 23의 광고 영상이 미팅 룸에 입장한 모든 이들의 시선을 끌었다. 공식 모델로 선정된 킬리안 음바페의 그래픽은 매우 사실적이었고, 과장을 조금 보태 마치 월드컵 결승전 현장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EA e스포츠팀 강병호 시니어 매니저.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Q : 자기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A : EA e스포츠팀에서 시니어 매니저로 근무하는 강병호입니다. 주로 한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진행되는 e스포츠 대회들과 관련 이벤트 라이선스들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Q : 경력이 매우 화려하고 다양합니다. 미국 MLS 콜로라도 라피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에버튼에서 근무하셨고, 국내에서는 스페셜 올림픽, 한국e스포츠협회, K리그를 주관하는 프로축구연맹에도 몸담으셨습니다.


A : 대학에서 스포츠 경영을 공부했습니다. 스포츠 산업 쪽에 관심이 많아 학교를 다니면서도 풀타임 인턴십 등의 길을 찾아봤고요. 그러면서 첫 스포츠 관련 커리어를 스포츠마케팅 대행사에서 시작하며 스포츠팀 브랜드를 홍보하고, 운영하는 업무도 해보고, 스폰서 관리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발을 디디게 됐습니다.



Q : 재미있었던 이야기가 많았을 것 같습니다. 미국과 영국에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얘기해주세요.


미국은 다양한 민족이 함께 어울리는 국가이다 보니 다문화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다양성을 포용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많이 준비 했습니다. 업무를 하면서 가끔 친한 동료와 어느 나라 리그의 팀에서 근무하는지 모르겠다며 같이 농담도 주고받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특히 멕시코계 축구 팬들이 정말 많아서 멕시코 국가대표 레전드 선수들과 콜로라도 라피즈 레전드 선수들간의 친선 이벤트를 기획하고 운영했던 일이 특히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브랜드사와 파트너십으로 진행했던 이벤트라 브랜드 프로모션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고, 참여가 잘 일어날 수 있도록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사전 트라이얼 이벤트도 진행하면서 브랜드사-팬들과 함께 소통했던 경험이 개인적으로 배움도 많았고 재밌었습니다.


영국에 있었을 때는 워낙 프리미어리그를 좋아했었고 동경했던 리그였기 때문에 에피소드도 많았는데요, 두 가지 정도 여전히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하나는 에버튼에서 부서배치가 되기 첫 두 달은 모든 부서를 순환하면서 지원업무를 했었는데 축구단내 20개 이상의 부서와 ‘에버튼 프리스쿨’이라는 교육부 인가 학교까지 운영하는 규모와 사회공헌에 진심인 모습을 보며 왜 명문 구단으로 불렸는지 매일 놀랐던 경험이 여전히 생생합니다. 다른 하나는 진행했던 업무들 중 하나였는데, 글로벌 공식 서포터즈 프로그램 관리를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에 있는 에버튼 서포터즈 커뮤니티가 공식 서포터즈로 가입이 되어 있지 않아 구단 측에서 존재를 모르고 있었어요. 그래서 공식 인증 지원에 나섰는데 해당 서포터즈 커뮤니티에서 매우 기뻐하셨고, 축하 메시지들을 주고받으며 기쁨을 공유했던 때가 기억납니다.


EA e스포츠팀 강병호 시니어 매니저.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Q : 해외에서 근무를 하셨다가 이제 국내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프로축구연맹 입사 당시 면접에서 아주 큰 호응을 얻었다 들었습니다.


A : 지금도 너무 고마운 것이 연맹에서는 e스포츠와의 협업에 대해 거부감이 전혀 없었습니다. 오히려 열린 마음으로 많은 의견을 받아주셨고요, 그렇게 연맹과 구단의 많은 지원 속에서 eK리그가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근무하는 내내 즐겁게 일에 매진할 수 있었고 지금도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Q : 현재 몸담고 계신 EA스포츠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보죠. eK리그를 넥슨과 함께 담당하고 계신데 이 대회에 대해 소개해주십시오.


A : eK리그는 최상위 리그인 ‘챔피언십’과 하부 대회인 ‘클럽’, ‘오픈’ 2개의 디비전 토너먼트로 운영이 됩니다. 클럽 디비전의 경우 K리그 클럽들만 참여하고, 오픈 디비전은 일반 게임단이나 아마추어 클럽들이 참여합니다. 디비전 상위팀들이 승강전을 거치고 올라가면 최상위인 챔피언십에서 자웅을 겨루고 리그의 상위팀들은 국제대회인 ‘EACC’에 진출하는 구조로 진행됩니다. 챔피언십 첫 출범 당시 프리시즌 디비전 토너먼트를 통해 올라온 상위 팀들과 기존 글로벌 대회에서 실적을 내어 시드를 받은 프로 구단들로 처음 시작이 되었습니다.



Q : 게임과 스포츠, 같은 듯 다르면서도 불가분의 관계인 것 같습니다. 스포츠를 주제로 한 게임도 많고 e스포츠라 불릴 정도로 게임 산업 자체가 하나의 스포츠로 인식되어가고 있습니다.


A : 저희 EA스포츠에서 개발한 FIFA 게임의 경우 국제축구연맹(FIFA)에서도 직접 대회를 주관합니다. 주로 콘솔로 플레이 하는 FIFA23에서는 가장 큰 대회인 FIFAe 월드컵이 있고요, 피파온라인4의 경우 FIFAe 컨티넨털컵이 있습니다. eK리그 역시 EA와 FIFA가 함께 만든 피파온라인4 시리즈의 정식 승인 e스포츠 대회입니다. 게임은 이미 하나의 큰 산업으로 발전했고, 스포츠 산업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아주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2022년 5월 베트남에서 동남아시아 대회가 개최되었고, e스포츠가 정식 종목이었습니다. 피파온라인4가 세부 종목 중 하나였는데 해당 대회를 통해 만들어진 시청지표나 미디어 노출 등 여러 지표에서 좋은 결과를 보였습니다.



Q : 매니저님과 같은 길을 걷고 싶은 중, 고교 학생들 또는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최근 축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관련 직종에 몸담고 싶은 이들이 상당한 것으로 아는데요, 그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A : 몇 가지 조언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스포츠 산업에 대한 열정인 것 같습니다. 의외로 해당 산업을 준비했던 많은 친구 및 동료들이 중간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열정을 잃고 다른 분야로 가는 경우를 봤습니다. 처음 갖고 있던 그 열정을 잃지 않고 꾸준히 나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현장 경험입니다. 예를 들어 축구를 좋아하신다면 여건이 허락되는 내에서 최대한 많은 경기를 보라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다양한 부대행사부터 응원과 함성까지 축구 현장에서 얻게 되는 다양한 경험들이 자가 발전에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구단 및 스포츠 단체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대외활동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직접 주최자 입장에서 실무도 배워보고 현장도 경험하며 인적교류도 할 수 있기 때문에 강력히 추천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외국어 공부입니다. 외국어 사용 여부는 나의 직무를 확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해외 스포츠 관계자들과의 교류를 확대할 수 있고, 산업에 대한 이해도 역시 크게 넓어지기도 합니다.


EA e스포츠팀 강병호 시니어 매니저.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Q : 마지막 질문 드리겠습니다. 나에게 축구란?


A : 제 인생의 나침판 같은 존재 같습니다. 축구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진로를 정해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고 지속적으로 목표를 설정해 길을 제시해주는 것 같습니다. 길을 걸어오면서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즐겁고 행복한 기억과 추억들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축구 산업 발전에 미약하게라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입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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