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정적을 제거하려는 정권은
오래 가지 못한다…정권은 짧아"
장경태 "尹 또한 새로운 정권, 후임
대통령에 의해 수사 대상이 될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찰 출석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현 정권과 검찰을 향한 저주와 경고의 목소리가 빗발쳤다. "국민들이 다시 촛불을 들 것"이라는 으름장부터 과거 정권의 사례를 들어 2027년 퇴임 뒤에는 윤석열 대통령도 무사치 못할 것이라는 뉘앙스의 경고까지 나왔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일 이재명 당대표가 검찰에 출석한다. 0.7%p 차로 패배한 대선 경쟁자를 유치하고 치졸하며 악랄하게 어떻게든 죽이겠다는 정적제거"라며 "정적을 숙청하려는 정권은 오래 못 간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많은 자유인들이 들고일어날 것이다. 국민들은 다시 촛불을 들 것"이라며 "정권은 짧고 국민은 영원하다. 국민과 정권이 싸우면 반드시 국민이 이긴다. 이것이 역사"라고 단언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대장동 사건으로 1년 넘게 탈탈 털어도 아무 것도 나오는 게 없자, 이제 와서 성남FC로 소환한단다. 정말 뻔뻔하지 않느냐"며 "카드 돌려막듯 사건을 돌려막는 것도 황당한데, 더 이상 우려먹을 것도 없는데 계속 우려먹겠다고 불만 잔뜩 떼고 있다"고 가세했다.
민주당 최고위원들이 앞다퉈 현 정권과 검찰을 공격하는 가운데, 장경태 최고위원은 △박정희정권을 청산한 전두환정권 △다시 그 전두환정권을 청산한 노태우정권 △이명박정권을 청산한 박근혜정권 등의 사례를 들어, 2027년 대선을 통해 새로운 정권으로 국민의힘이 들어서든 민주당이 들어서든 윤석열 대통령 내외도 수사의 대상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전두환정권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끌던 새마을봉사단을 강제해산시키고 박정희 시대를 부정부패와 비리의 시대로 규정하며 박정희 세력을 몰아냈고, 노태우정권은 전두환 씨를 백담사에 가두며 전두환 세력을 몰아냈으며, 박근혜정권은 4대강 담합·자원외교·방산비리 소위 '4자방 수사'에 박차를 가해 이명박 세력을 몰아냈다"며 "윤석열 세력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이든 민주당이든 새로운 정권이 단죄할 게 분명하다. 국민의힘 어느 누가 후임 (대통령)이 되더라도 윤석열 대통령 자신도 수사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이재명 대표와 야당에 대한 탄압은 고스란히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홍근, 1월 임시회는 '방탄' 아니라며
"국회, 쉼없이 책임있게 일해야" 주장
"이재명은 오는 것 만류한다"면서도…
검찰 출석 때 '대규모 동행' 뒤따를 듯
원내사령탑인 박홍근 원내대표는 전날 12월 임시국회가 폐회하자마자, 단 하루의 빈틈도 없이 이날로 1월 임시국회를 소집요구한 것은 이재명 대표 '방탄국회'가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해묵은 방탄 타령으로 시간을 축낼 만큼 대한민국은 한가롭지 않다"며 "한국전쟁 당시 부산 피난처에서도 국회 문을 닫지 않았다. 쉼없이 책임있게 일하는 국회가 모든 국민들이 바라는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소환의 당사자인 이재명 대표는 '야당 탄압'이라며 간접적으로 자신의 소환을 비판하더니, 현 정권을 '뻔뻔하고 대책없고 기가 막히다'는 의미의 '번데기 정권'이라고 명명했다.
이재명 대표는 "정부가 집권 8개월만에 민생을 저버리는 길로 치닫고 있다. 국민과 국가의 불행"이라며 "거짓으로 국민을 속이고 권력으로 야당을 탄압한다고 해서 무능과 무책임은 가려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듣기에 민망할지 모르겠지만 시중에서는 이 정권을 '번데기 정권'이란다"며 "뻔뻔하고 대책없고 기가 막히다는데 오죽하면 이런 얘기가 나오겠느냐"고 성토했다. 이 대표는 읽고 있던 원고를 내려놓은 채 이 발언을 했다.
이처럼 최고위원을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이재명 대표 '엄호' 발언에 총력을 다한 만큼, 10일 이 대표의 검찰 출석 때에도 대규모로 동행하는 '무력시위'가 뒤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표가 동행한 민주당 지도부와 다수 의원들, 그리고 지지자들을 배경으로 포토라인에서 현 정권과 검찰을 향해 일성(一聲)을 외치는 상황이 예견된다는 것이다.
다만 당 차원에서 동행을 결정한 것으로 비쳐지는 모습에는 선을 그었다. 이재명 대표의 '방탄'을 위해 당을 '동원' 했다는 듯한 프레임에 휘말리는 것을 경계한 것으로 해석된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검찰 출석시 지도부가 동행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거리를 뒀다.
아울러 "이 대표는 그 (동행) 문제에 대해서는 특별하게 많이 오는 것은 만류하는 분위기"라면서도 "최고위원이나 당 의원들의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많이 가야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