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당 신년회 모인 당권주자들
나경원, 설 명절 전 출마 여부 결정
공식활동 재개하며 尹과 '화합' 강조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11일 부위원장직을 내려놓은 지 하루 만에 공개활동을 재개했다. 나 부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하며 당권주자들과 자리를 같이했다.
김기현 의원과 나 부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하여"라며 앞뒤로 나란히 건배사를 외쳤다. 나 부위원장의 당권출마 여부 발표가 임박해진 가운데, '김기현·나경원' 연대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시당 신년인사회에는 잠재적 당권주자인 나 부위원장을 비롯해 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 의원, 황교안 전 대표 등 당권주자들이 모두 모였다.
'출산 시 대출금 탕감' 언급으로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고 있는 나 부위원장은 전날 대통령실에 부위원장직 사의 표명 후 공식행사를 모두 취소했지만, 하루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당권 출마 여부에 대해선 여전히 말을 아끼면서도,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 동작구청·오후 서울시당 신년인사회 등 공식석상마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설을 잠재우고 '화합'을 공들여 부각하고 있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는 이날 서울시당 신년회 건배사에서 "총선 승리를 반드시 하자는 의미에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하여'라고 하면 '절대화합'으로 답해달라"고 외쳤다.
나 부위원장에 앞서 건배사를 외친 김기현 의원도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라고 대한민국이 더 큰 도약을 위해 힘을 모으자는 의미를 위해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하여'라고 건배 제의를 하겠다"고 했다.
윤심(尹心·윤 대통령 의중)이 김 의원에게 있다는 해석 속에서, '당심 1위'를 달리고 있는 나 부위원장은 높은 지지도를 바탕으로 당권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김정재·박수영·유상범 등 김 의원을 지지하고 있는 친윤계 의원들은 연일 나 부위원장의 불출마를 압박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나 부위원장의 공식활동 재개를 대통령실과 정면충돌 모양새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여권 한 인사는 "나 부위원장은 대통령실과의 갈등을 절대 원하지 않는다"며 "오늘 일정마다 '윤 정부 성공'을 강조한 나 부위원장의 발언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나 부위원장도 이날 취재진과 만나 "최근 일련의 사태에서 대통령실과 갈등·충돌로 비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저도 그럴 의도가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나 부위원장은 설 명절 전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설 연휴 전까지 거취를 결정할 것이냐'는 질문엔 "윤석열 정부 성공에 도움이 되는 것에 대해 더 고민해보겠다"고만 말했다. 일각에선 친윤계와 조율 등으로 나 부위원장이 불출마할 가능성도 전망하고 있다.
한편 여론조사회사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20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나 부위원장은 30.7%로 1위, 김 의원은 18.8%로 2위를 기록했다.
이날 여론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 나 부위원장은 "국민께 감사드린다. 지지해주신 분들에 대해 감사드린다"며 미소를 보였다. 김 의원은 '높은 지지율 상승률'에 대해 "당원들께서 역시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김기현이 되어야 한다는 판단을 하신 것"이라고 했다.